'벼랑끝' GM·쌍용차·르노삼성…1분기 내수 판매 IMF 이후 최소

전년동기比 23.8% 감소
신차소식 없고 경영난 지속
한국시장 철수 우려 커지며
연초부터 판매부진 시달려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출고센터의 모습. /연합뉴스

한국GM, 르노삼성차, 쌍용자동차 등 외국계 완성차 3사의 올해 1분기 국내 판매 실적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각 사 실적자료와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업체 중 현대차와 기아를 제외한 외국계 완성차 3사의 올해 1분기 내수 판매는 총 4만3천109대로 작년 같은 기간(5만6,550대)보다 23.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매년 1분기 기준으로 놓고 봤을 때 외환위기였던 1998년(3만1,848대) 이후 23년만에 최소이며,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었던 2009년 1분기(4만7,045대)보다도 적다.


외국계 3사는 올해 들어 신모델 출시 소식이 없는데다 경영난이 계속되면서 한국 시장을 떠날 수 있다는 소비자들의 우려까지 작용해 연초부터 판매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외국계 3사는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최악의 위기 상황에 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법정관리를 신청한 쌍용차는 P플랜(단기법정관리)에 마지막 희망을 걸었지만 결국 투자자인 HAAH오토모티브로부터 투자의향서(LOI)를 받지 못하면서 회생절차 개시 수순에 돌입하게 된 상태다. 쌍용차는 올해 1분기 총 1만2천627대를 판매해 작년 같은 기간(1만7,517대)보다 27.9% 감소했다.



트레일블레이저가 한국지엠 부평공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GM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지난 2월부터 부평2공장을 절반만 가동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까지 국내에서 1만7천353대를 판매하며 작년 동기(1만9,044대) 대비 8.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레일블레이저(4,604대)와 이쿼녹스(500대)가 각각 21.3%와 79.9% 증가했지만 스파크와 말리부, 트랙스 등의 판매가 모두 감소하며 전체 판매 실적을 끌어내렸다.



르노삼성 부산공장. /연합뉴스

르노삼성차는 올해 1분기 1만3,129대를 판매하며 작년 같은 기간(1만9,988대)에 비해 34.3% 감소했다.


QM6는 지난해 11월 부분변경 모델이 출시됐지만 작년 동기 대비 33.7% 감소한 7천409대가 판매됐고, XM3는 27.4% 감소한 4,094대가 판매됐다. 작년 8월 출시한 전기차 르노 조에는 150대에 그쳤고, 지난해 5월 출시한 소형 SUV 르노 캡처는 399대가 팔렸다.


외국계 3사는 지난 1월에 이어 2월에도 국내 판매량 순위에서 벤츠와 BMW에게 밀려나면서 국내 자동차 시장이 현대차·기아·벤츠·BMW의 4강 구도로 재편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게다가 당분간 뚜렷한 신차 계획이 없는 탓에 앞으로의 전망도 밝지 않다. 한국GM과 르노삼성차는 올해 본사로부터 신차 물량을 배정받지 못했다.


/김경림 기자 forest0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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