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시무시한 괴물 선수가 탄생했다. 300야드 이상을 펑펑 날려 ‘여자 디섐보’로 불리는 패티 타와타나낏(22·태국)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총상금 310만 달러) 정상에 올랐다.
타와타나낏은 5일(한국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미라지의 미션힐스CC(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2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보탰다. 최종 합계 18언더파 270타를 적어낸 타와타나낏은 2위 리디아 고(뉴질랜드·16언더파)를 2타 차로 따돌렸다. 우승 상금은 46만5000달러(약 5억2,500만원)다.
첫날부터 선두를 놓치지 않은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다. 이 대회 사상 2000년 카리 웹(호주) 이후 21년 만의 기록이다. 또한 1984년 줄리 잉크스터(미국) 이후 무려 37년 만에 신인 신분으로 이 대회를 제패했다. 지난해 데뷔한 타와타나낏은 2020시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파행을 겪은 관계로 이번 시즌에도 신인 신분이다.
1999년생으로 2016년 미국주니어골프협회(AJGA) 올해의 선수로 선정된 타와타나낏은 2017년부터 두 시즌 동안 UCLA 골프팀에서 활약하며 7승을 거뒀다. 2019년 LPGA 투어 2부인 시메트라 투어에서 3승을 거둔 그는 현재 하나금융그룹의 후원을 받고 있기도 하다. 이번 대회 기간 평균 323야드의 장타를 날려 큰 관심을 끌었다. 태국 선수가 메이저 대회를 제패한 건 에리야 쭈타누깐 이후 두 번째다. 태국 선수가 이 대회를 제패한 건 타와타나낏이 처음이다.
이날 5타 차 단독 선두로 경기에 나선 타와타나낏은 2번 홀(파5)에서 칩인 이글을 잡아내며 기분 좋게 최종 라운드를 시작했다. 이후 8번(파3)과 12번 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했다. 앞서 경기하던 리디아 고가 15번 홀(파4)까지 10타를 줄이며 매섭게 추격했지만 거기까지였다.
마지막 18번 홀(파5)을 파로 마치고 우승을 확정한 타와타나낏은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했다. 시상식 후 18번 홀 그린 옆 포피 연못에 빠진 뒤에는 캐디와 포옹을 나누며 환하게 웃었다. 타와나타낏은 “초반에 잠시 긴장됐지만 이후 내 플레이에만 집중했다”고 말했다.
리디아 고는 코스 레코드인 10언더파를 몰아치며 16언더파 2위에 올랐다. 김세영(28)이 11언더파 공동 3위, 고진영(26)과 박인비(33)는 10언더파 공동 7위로 마쳤다.
/김세영 기자 sygolf@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