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니 태민, 위너 송민호, 트와이스 다현?쯔위 등 아이돌 멤버부터 차은우 등 수많은 스타들을 배출하며 연예계 ‘신흥 명문’으로 떠오른 한림연예예술고등학교에 폐교 위기가 닥쳤다. 갑작스레 닥쳐온 폐교 소식에 교직원들은 ‘살려달라’며 생존권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서울시교육청 시민 청원사이트에는 ‘한림예고, 한림초중실업고의 학생과 선생님들을 살려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게재됐고, 5일 현재 7,400명 이상이 동의했다. 동의한 인원이 1만명을 넘으면 서울시교육청은 공식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
한림예고는 지난해 2월 이현만 이사장 사망 후 평생교육법에 따라 학교 폐쇄 명령이 내려졌다. 초·중등교육법이 아닌 평생교육법에 따라 설립된 학교는 현행법상 설립자가 사망하게 되면 지위 승계가 이뤄질 수 없다. 한림예고는 즉시 학교운영 허가증을 교육청에 반납해야 하기 때문에 2021년 신입생을 뽑지 못했고, 현재는 2~3학년만 재학 중이다.
자신을 한림예고에 근무하고 있는 교직원이라고 소개한 청원인은 “이사장 타계 후 학교가 폐교 절차를 밟을 것이라는 예상에 교사들이 동요하자 학교 임원진은 법인화 등 형태 전환을 추진하고 있으니 학교를 믿어달라고 했다”며 “이에 일반 학교 교사들의 평균 70% 수준의 임금을 받으면서도 학교의 법인화에 대한 의지를 믿고 최선을 다해 근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학교는 기존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청원인은 주장했다. 1학년이 없어 해당 학년의 수업료를 받을 수 없게 되자 재정 문제를 이유로 교직원의 약 40%는 지난 1월 말 무급 휴직 및 해고 통보를 받았다. 청원인은 남은 인원은 약 30%의 임금삭감안을 제시받았다고 밝혔다. 결국 2020학년도를 끝으로 교사 61명 중 21명이 학교를 떠났다. 지난달 말 학교는 또다시 14명의 교사에게 무급 휴직 및 해고를 통보했고 남은 인원은 20% 임금삭감안을 제안받았다고 청원인은 전했다.
청원인은 “61명에서 31명으로 절반의 교사만 남는 셈”이라며 “그 피해는 가장 먼저 학생들에게 돌아간다”고 강조했다. 턱없이 적은 인원이 수업과 담임 업무, 당직 근무 등을 모두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부실한 학사관리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청원인은 “지속해서 문제를 제기했지만 학교 측은 교사 개인의 역량 문제이며 일관되게 무급휴직 및 30%에 가까운 임금 삭감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만약 이런 조치가 실제로 시행될 경우 대부분 교사는 최저시급에도 미치지 못하는 급여를 받게 된다고 한다.
한림예고는 법인으로 설립 주체를 전환하지 못할 경우 재학생들이 졸업하기 전까지만 학교를 운영할 수 있으며 내년에도 신입생을 모집할 수 없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평생교육법에 따라 지어진 학교 교직원의 처우 문제에 교육청이 직접 개입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법인 재산 압류가 걸려있어 이 부분이 먼저 해소되어야 학교의 법인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