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의 신상을 공개한 가운데 청와대가 “공공의 이익을 고려해 결정했다”고 국민들에게 설명했다. 이어 “마땅한 처벌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5일 ‘세 모녀 살인사건 가해자 신상공개’와 관련한 국민 청원에 답변을 내놓으면서 이렇게 밝혔다. 청와대는 “청원인이 피해자들의 집에 찾아가 세 모녀를 살해한 가해자의 신상을 공개해 달라고 청원하셨는데 25만3,000여 명의 국민이 동의했다”며 “경찰은 5일 신상정보공개위원회를 개최해 피의자 김태현(24)의 신상공개를 결정했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위원회에서는 범행수법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점, 피의자가 죄를 범했다고 믿을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는 점, 공공의 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피의자 신상을 공개하기로 하였다”며 “잔인한 범죄로 희생 당한 피해자분들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또 “앞으로 철저한 수사를 바탕으로 가해자에게 마땅한 처벌이 이뤄지기 바라며 이러한 범죄행위의 재발을 막기 위해 처벌 뿐 아니라 피해자 보호 등 관련 법·제도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지난달 23일 노원구의 아파트에 사는 세 모녀를 차례로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23일 오후 5시30분께 택배기사로 위장해 피해자이자 큰딸인 A씨의 집에 들어가 홀로 있던 A씨의 여동생을 살해했다. 이어 같은 날 밤 10시30분께는 귀가한 A씨의 어머니를 살해한 뒤 1시간 뒤 귀가한 A씨도 살해했다.
온라인 게임을 통해 A씨와 알게 된 김씨는 B씨가 만남과 연락을 거부하자 앙심을 품어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전날 도망과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김씨에게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윤경환 기자 ykh2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