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066570)가 모바일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하면서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005930)와 애플 양강 체제로 굳어질 전망이다. 특히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같이 사용하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기존 LG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이동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염두에 두고 공백을 차지하기 위한 사전 작업에 나섰다는 평가다.
실제 삼성전자는 최근 이례적으로 중고폰 보상판매 대상 기종에 LG의 ‘V50’ 등을 포함 시켰다. 이전에도 LG 스마트폰이 대상이 된 적은 간혹 있었지만 이를 전면에 내세운건 이례적이다. LG 스마트폰 이용자들을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외에도 삼성전자는 지난달 ‘갤럭시 A52’·‘갤럭시 A52 5G’·‘갤럭시 A72’ 등 준 프리미엄급 보급형 스마트폰을 공개하며 LG전자의 주력 시장인 글로벌 보급형 스마트시장 점유율 사냥에 나섰다. 화웨이 공백을 염두해 둔 목적이 크지만 LG전자의 빈자리도 동시에 노린 것이라는 분석이다.
LG전자 스마트폰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1%대에 그치고 있지만 국내 시장은 물론 미국과 중남미 등에서는 애플과 삼성전자에 이어 3위를 차지하는 등 상당한 비중을 확보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2월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의 점유율은 10%였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삼성과 애플이 LG전자의 공백을 노리고 있다면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들이 눈독을 드리고 있다. 샤오미는 ‘홍미 노트 프로 10’ 등 20~30만원대의 가성비 높은 제품을 최근 국내에 전격 출시하며 기존 LG전자의 빈 자리를 노리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LG전자라는 경쟁 업체가 사라지면서 삼성전자 등 쏠림 현상을 넘어 특정업체의 독점 수준으로 재편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의 시장 점유율은 20% 선에서 큰 변동이 없는 가운데 같은 OS를 쓰는 삼성전자가 시장을 독점하게 되면서 출고가 인상 등 부작용이 나타나는 등 소비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현섭 기자 hit812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