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의혹 사태로 정부가 투기의 온상이 된 농지 관리를 개선하기로 했지만 이는 결국 공무원 증원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농지 취득 심사를 강화하면서 상당한 인력이 필요해지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달 발표한 농지 관리 개선안의 후속 조치로 4개 농지 관련 법안이 의원입법 형태로 발의됐다고 5일 밝혔다. 농지 취득 자격 증명 요건 강화, 농업진흥지역 농지의 주말·체험 영농 목적 취득 제한 등을 골자로 한 농지법 개정안 등이 국회에 상정됐다.

법안에 따르면 농식품부의 자문기구로 설치될 농지관리위원회는 소유 농지 이용 실태와 직업, 영농 경력 등을 취득자에게 의무 기재하도록 하고 거짓·부정 기재 여부를 살펴 투기 목적 여부를 심사한다. 실제 경작 여부 등을 확인하는 농지 이용 실태 조사 업무도 담당한다.

농지관리위는 약 20명으로 구성되는 만큼 실무는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수행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지자체 실무자들이 극도로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에 정부는 읍·면 단위로 농지위원회를 설치해 각 지자체 공무원들의 업무를 돕게 할 계획이다. 농어촌공사의 전국 130여 개 지사에서 농지 은행 업무를 담당하는 인원도 농지를 상시 관리하게 된다. 그럼에도 읍·면당 공무원 1인이 관리할 농지가 2,300필지에 달해 담당 직원의 증원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농식품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수요에 따라 업무량이 늘면 행정안전부를 중심으로 조직을 확대하는 정책이 들어갈 것”이라며 인력 증원을 시사했다.

농지 정보 관리 체계를 강화하려 농지원부를 ‘농지대장’으로 개편할 때도 추가 인력이 필요할 수 있다. 농식품부는 올해 이미 농지원부 미등재 농지 조사에 추경 예산 49억 원을 확보, 현장 조사원 380여 명을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 농지원부가 농지대장으로 개편되면 작성 대상은 1,000㎡ 이상에서 모든 농지로 확대돼 일손이 늘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농지 거래에 대한 규제 강화로 농지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동안 정부가 농업 인력과 자본 유입을 위해 농지 취득 관련 사전 규제를 완화한 결과 지난해 농지 평균 매매가격은 ㎡당 3만 6,000원으로 10년 전 대비 약 1.8배 올랐다. 하지만 앞으로 농지 거래가 까다로워지고 각종 제재도 강화되면 농지 매입 수요가 급감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