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사진) 국무총리가 이르면 다음 주에 사의를 공식 표명할 전망이다. 여권의 주요 대선주자로 손꼽히는 정 총리는 서울·부산 4·7 보궐선거 결과에 맞춰 당내 필요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여당이 보궐선거에서 승리하게 되면 내년 대통령선거까지 승리구도를 함께 끌어가는 역할을 맡을 수 있고, 선거에서 패한다면 당을 수습하는 ‘구원투수’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평가다.
5일 여권에 따르면 정 총리가 다음 주 이란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는 대로 문재인 대통령에게 물러날 뜻을 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총리는 조만간 이란에 억류 중인 한국 선박 ‘한국 케미호’와 선장의 석방 문제를 매듭짓기 위해 이란을 방문할 예정이다. 귀국한 이후 하루가량 자가격리를 한 뒤 업무에 복귀하게 된다. 이에 따라 이르면 다음 주 후반께 정 총리가 사의를 표명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 총리는 이와 관련 공식적 언급은 피하고 있다. 정 총리는 지난 1일 사퇴 시기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현재 답변하기는 곤란하다”고 밝힌 바 있다. 총리실 역시 이날 “정 총리의 사퇴 여부는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정 총리가 사의를 표명한 직후 민주당으로 바로 복귀할지 여부는 재보궐 선거에 달렸다는 것이 중론이다. 민주당이 서울과 부산시장 선거에서 모두 패할 경우 정 총리가 당을 추스르는 역할을 하기 위해 서둘러 당에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반면 여권이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정 총리는 후임 총리가 국회 인준을 받을 때까지 총리 업무를 계속 이어간 뒤 대선 레이스에 본격 뛰어들 것이라는 평가다.
정 총리는 지난해 1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임으로 총리에 취임한 바 있다. 정 총리는 당시 취임 일성으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경제 활력을 높이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1년 3개월 가량 국정을 이끌며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등 국정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총괄하는 자리였던 만큼 부동산 실패 등에서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대선 주자로 공식 나서게 되면 이 같은 정책 실패가 집중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정 총리의 후임으로는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 이태복 전 보건복지부 장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강동효 기자 kdhy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