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조 육박, GDP 추월한 국가부채...국민 1인 갚아야 할 빚 1,634만원

2020회계연도 국가결산 241조↑ 1,985조
국가채무 846조...공무원·군인 연금충당부채 1,044조
나라살림 관리재정수지 적자 120조 역대 최대

강승준 기획재정부 재정관리관이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0회계연도 국가결산 결과 배경 브리핑'에서 주요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지원 기재부 재정건전성 과장, 김선길 기재부 회계결산 과장, 강승준 기재부 재정관리관, 한경호 기재부 재정관리 국장, 이찬희 인사처 연금복지 과장. /사진제공=기획재정부


지난해 국가부채가 2,000조원에 육박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나라살림을 나타내는 관리재정수지도 120조원 적자로 역대 가장 컸다. 국민 1인당 갚아야 할 빚은 1,634만원으로 1년 새 225만원이 불어났는데 정부는 여전히 주요국 대비 양호하다고만 설명하고 있다.


정부는 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0 회계연도 국가결산’을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했다. 정부 재무제표 결산 결과 지난해 국가부채는 241조6,000억원 증가한 1,985조3,000억원에 달했다. 규모와 증가 폭 모두 역대 최대다. 국가부채가 국내총생산(GDP: 2020년 1,924조원) 규모를 넘어선 것은 발생주의 개념을 도입해 국가결산보고서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2년 이후 처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 4번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는 등 적극적 재정운용으로 국공채 등이 증가해 확정부채는 111조6,000억원 늘었다. 확정부채는 국채, 차입금 등 지급시기와 금액이 정해져 있다. 비확정부채는 1년 만에 130조원 증가했다. 재무제표에 들어가나 국가채무에는 포함되지 않고, 국제기준에도 반영되지 않는다. 이 중 공무원·군인연금의 연금충당부채는 1,044조7,000억원으로 100조5,000억원 확대됐다. 저금리에 따라 할인율을 2.99%에서 2.66%로 조정한 영향으로 70조9,000억원 커졌다는 것이 기획재정부의 설명이다. 할인율은 과거 10년 국고채 이자율 평균을 적용하며 금리가 내려가면 할인 폭이 줄어 충당부채가 커지는 구조다.


연금충당부채는 공무원·군인연금 수혜자에게 지급해야 할 연금액을 추정해 현재 가치로 환산한 재무제표상의 부채다. 재직자 기여금과 사용자(국가) 부담금으로 재원이 조성되는데 적립금이 향후 지급액보다 부족할 경우 정부 재원으로 메워야 한다.


중앙(819조2,000억원)·지방(27조7,000억원)정부가 반드시 갚아야 할 국가채무(D1)는 지난해 723조2,000억원에서 846조9,000억원으로 커졌고, 우리나라 인구(5,182만명)로 나누면 국민 1인당 1,409만원에서 1,634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국가채무는 2016년 600조원을 넘었고, 2019년 700조원을 돌파한 뒤 1년 만에 800조원 시대를 열었다. 올해 추경과 자영업 손실보상 제도 시행, 전 국민 재난지원금 등을 고려하면 올해 1,00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2019년에 이어 2년 연속 적자로 역대 최대를 경신했다. 전년 대비 적자가 59조2,000억원이 늘어난 -71조2,000억원으로 나타났다. GDP 대비 통합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3.7%로 1982년(-3.9%) 이후 38년 만에 가장 악화했다.


사회보장성기금을 제외한 관리재정수지는 역대 최악인 -112조원을 기록해 정부가 공식 관리한 2011년 이후 최악이었다. 1년 전인 2019년(54조4,000억원) 보다 두 배 이상 불어났다. 국내총생산(GDP)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19년 37.7%에서 44.0%로 급격히 증가했다. 이지원 기재부 재정건전성 과장은 “2020년 12월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로 비기축통화국 평균은 47.8%여서 우리가 훨씬 나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총세출은 전년대비 56조6,000억원 늘어난 453조8,000억원, 총세입은 63조5,000억원 늘어난 465조5,000억원으로 결산상 잉여금은 9조4,000억원(일반회계 5조7,193억원, 특별회계 3조6,000억원)이 발생했다. 기업 영업실직 부진으로 법인세가 16조7,000억원 줄어들었으나 양도소득세, 증권거래세 등 자산 관련 세수가 증가하면서 그나마 예상보다 선방했다. 국가재정법 90조에 따라 일반회계 세계잉여금은 지방 교부세(교부금) 정산(2조2,653억원), 공적자금상환기금 출연을 포함한 국가채무 상환(1조7,615억원), 올해 세입예산 편입(1조6,924억원)에 쓰일 예정이다.


자산은 190조8,000억원 늘어난 2,490조2,000억원이었다.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은 504조9,000억원으로 50조8,000억원 감소했다. 정부는 감사원의 결산 검사를 거쳐 5월 말까지 국가결산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한다.


/세종=황정원 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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