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음료가 와인 판매 자회사인 MJA와인 측에 와인을 저렴하게 공급하는 등 부당 지원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MJA와인은 백화점 와인 소매시장에서 매출액 기준으로 점유율 33.1%를 기록 중인 와인컨시어지에 이어 2위 사업자로 15%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롯데칠성의 MJA와인 부당 지원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11억 8,500만 원을 부과하는 한편, 롯데칠성 법인을 검찰에 고발한다고 6일 밝혔다. 과징금 규모는 각각 롯데칠성 7억 700만 원, MJA와인 4억 7,800만 원이다.
공정위 조사 결과 롯데칠성은 완전 자회사인 MJA와인에 와인을 저가에 공급하는 한편, 판촉사원 용역 비용을 내주거나 자사 직원을 활용한 인력 지원 방식으로 MJA와인 측의 비용 부담을 줄여 줬다. 롯데칠성은 MJA와인이 2011년 완전자본잠식에 빠지자 2012년 1월부터 MJA와인에 공급하는 와인 원가를 계속해서 낮췄다. 판매액에서 원가가 차지하는 비율인 원가율은 2017년 77.7%에서 2019년 66%까지 낮아졌고 MJA와인의 매출 총이익은 2012년 11억 2,300만 원에서 2019년 50억 9,700만 원으로 늘었다.
롯데칠성은 또 2009년 9월부터 MJA와인의 판촉사원 용역 비용을 대신 부담했으며 자사 직원들에게 MJA와인의 기획·영업 등 핵심 업무도 맡겼다. MJA와인은 월말 전표 마감 등 간단한 업무를 하는 두 명의 직원만 직고용하고 나머지 업무는 롯데칠성 직원들이 담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이 같은 지원 행위를 통해 롯데칠성이 지난 2009년부터 현재까지 MJA와인에 총 35억 원의 경제상 이익을 제공한 것으로 분석했다.
MJA와인은 2011년부터 3년간 자본잠식 상태였지만 2016년에는 영업이익을 냈다. 롯데칠성은 2017년 10월 MJA와인을 신동빈 회장 등 총수 일가 지분율이 높은 롯데지주에 매각했다. 롯데지주는 공정위 조사가 진행 중이던 2020년 8월 MJA와인을 롯데칠성에 되팔았다.
육성권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MJA와인은 자본잠식에서 벗어나지 못해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퇴출돼야 했으나 롯데칠성의 지원으로 큰 손실 없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다”며 “MJA와인의 재무 상태가 좋아지기는 했지만 적자를 면한 수준이고 백화점 와인 소매시장 경쟁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아 법인만 고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세종=양철민 기자 chop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