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현 "세모녀 살인은 우발"…성범죄 등 두차례 전과 있었다

경찰, 프로파일러 투입해 사이코패스 성향 분석
이수정 "일반적 행동패턴과는 상당히 달랐다"

노원구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가 지난 2일 오후 서울 노원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친 뒤 도봉경찰서 유치장으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노원 세 모녀’ 살인범 김태현(25)이 사전에 범행을 계획한 정황이 밝혀진 가운데 두 차례의 성범죄 전과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태현은 2019년 성적 목적으로 공공장소인 여자화장실에 들어가 몰래 훔쳐본 혐의(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로 지난해 2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또 2020년 6월 여고생에게 음란 녹취파일을 수차례 전송해 정보통신망법상 불안감 조성 혐의로 처벌받은 경력이 있었다. 정보통신망법상 불안감 조성은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문자나 영상을 상대방에게 반복적으로 전송할 때 성립된다.


이후 김태현은 1년이 채 안 되는 시점인 지난달 23일 극악무도한 범행을 저질렀다. 그는 노원구 한 아파트에 있는 세 모녀 주거지에 배달기사라고 속이고 침입한 뒤 큰딸 A씨(24)의 동생(22)을 살해한 뒤 이후 귀가한 A씨 어머니(59)와 A씨에게 차례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김태현은 경찰 조사에서 A씨를 살해하려 했지만, 동생과 모친을 상대로 범행한 것에 대해서는 ‘우발적’이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경찰은 범행 도구를 사전에 준비하고 관련된 범행 수법을 인터넷에 검색하는 등의 계획범죄 정황을 확인했다. 현재 경찰은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김태현의 환경적 요인을 분석, 범행 전후 상황에 대해 살피며 사이코패스 성향을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보강조사를 진행한 뒤 이르면 8일 김태현을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한편 범죄심리 전문가인 이수정 경기대 교수는 김태현이 범행 후 시신 옆에서 사흘간 생활하면서 밥과 술을 먹는 등 엽기적인 행각을 벌인 사실과 관련해 사이코패스일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 교수는 지난 6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김태현이 이틀씩이나 범행 현장에 머물러 그 집 냉장고를 열었다 닫았다 하면서 생존을 하는 등 일반적 행동패턴과는 상당히 달랐다”는 점 등을 들며 “사이코패스일 개연성이 굉장히 높다”고 말했다. 그는 △지속해서 살인을 계획한 것으로 보이는 점 △흉기도 구하고 집요한 관계망상 같은 것을 가지고 있는 점 △여성에게 적대감으로 어떻게든 희생을 시키겠다, 이런 생각을 했던 과정이 있었던 점 등을 판단 근거로 제시했다.


/강지수 인턴기자 jisuk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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