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80억 달러를 넘기면서 10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특히 만성 적자에 시달리던 서비스수지가 해상·항공 운송 수입이 증가하며 6년 3개월 만에 흑자 전환했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2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2월 경상수지는 80억 3,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 흑자가 16억 3,000만 달러 늘었다. 경상수지는 국가 간 상품, 서비스의 수출입과 함께 자본·노동 등 모든 경제적 거래를 합산한 통계다.
상품수지는 60억 5,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5억 5,000만 달러 축소됐다.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수출은 447억 1,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37억 6,000만 달러 증가했다. 통관 수출 기준으로 승용차(48.5%), 화공품(27.3%), 반도체(12.6%) 등이 수출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수입은 원자재가 22개월 만에 증가 전환하면서 전년 동월 대비 43억 1,000만 달러 증가한 386억 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서비스수지는 1억 3,000만 달러 흑자로 2014년 10월(9,000억 달러 흑자) 이후 75개월 만에 흑자를 기록했다. 특히 운송수지는 8억 1,000만 달러로 지난해 7월 이후 8개월 연속 흑자를 내고 있다. 선박컨테이너운임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218.7% 오르고 항공화물운임지수 역시 90.8% 상승한 영향이다. 여행수지는 3억 4,000만 달러 적자로 전년 동월 대비 적자 폭이 1억 3,000만 달러 축소됐다. 이성호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2014년 당시에는 국적 원양 선사가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양대 체제로 구조적인 흑자를 보이다가 한진해운의 법정 관리 등으로 적자 전환했다”며 “지난해 현대상선 후신인 HMM의 선적량이 크게 증가하고 국제 교역량 회복 등으로 운임이 상승하면서 서비스수지가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임금·배당·이자 흐름을 반영한 본원소득수지는 21억 2,000만 달러로 흑자 폭이 9억 달러 확대됐다. 국내 기업이 해외 법인으로부터 받은 배당수입이 증가하면서 배당소득수입이 19억 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자본 유출입을 보여주는 금융계정 순자산은 74억 3,000만 달러 늘었다. 내국인 해외투자를 나타내는 증권투자가 93억 8,000만 달러로 지난해 4월 이후 11개월 연속 증가했다. 주식은 82억 3,000만 달러로 18개월 연속 증가세다.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 규모는 주식 투자가 감소한 반면 채권 투자가 늘면서 70억 2,000만 달러 증가했다. 특히 채권 투자는 102억 2,000만 달러 증가하면서 2007년 11월(110억 4,000만 달러) 이후 역대 두 번째를 기록했다.
/조지원 기자 j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