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인구가 사상 처음으로 감소한 이후 올해 들어서도 3개월 연속으로 인구가 줄었다. 1분기 출생자 수가 사망자보다 적은 데 따른 자연 감소 1만여 명에 거주불명자 직권말소 등을 반영하면 주민등록인구가 총 12만3,000여명 줄었다. 또 고령인구가 늘면서 65세 이상이 청소년층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이에 비해 출생자 수는 10년 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 자연 감소 1만명, 거주불명자 직권말소 11만6,000여 명
행정안전부가 7일 발표한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올해 3월 31일 기준 우리나라 주민등록인구는 5,170만5,905명으로 지난해 말(5,182만9,023명)보다 12만3,118명(0.24%) 줄었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처음 주민등록인구가 감소한 이후 올해 들어서도 3개월 연속 인구가 감소했다. 올해 1분기에는 지난 2~3월 5년 이상 장기 거주불명자에 관한 사실조사를 벌인 결과 11만6,177명의 주민등록이 직권말소돼 주민등록 인구통계 집계에서 제외되면서 감소 폭이 커졌다.
출생·사망 등 순수 자연적 요인에 의한 감소는 1만370명으로 집계됐다. 1분기 출생자는 6만8,099명, 사망자는 7만8,469명이었다. 출생자는 작년 동기보다 5,614명(7.6%), 10년 전 동기보다는 5만7,410명(45.7%) 각각 감소했다. 사망자 수는 작년 동기 대비로는 2,824명(3.5%) 줄었으나 10년 전 동기와 비교해서는 1만525명(15.5%) 증가했다.
성별 인구는 여자가 2,591만8,515명(50.1%), 남자는 2,578만7,390명(49.9%)이었다. 작년 말 대비 여자 인구는 6만9,479명(0.27%), 남자 인구는 5만3,639명(0.21%) 줄었다. 자연감소 인원은 여자가 3,195명, 남자는 7,175명이었다.
남녀 간 인구 격차(여-남)는 2월에 약 15만1,000명으로 사상 최대로 벌어졌다가 장기 거주불명자 직권말소 인원이 남자가 더 많아 3월 말 기준으로는 작년 말보다 다소 줄었다. 출생자 성비(여아 1백 명당 남아 수)는 3월 말 기준 105.9다. 출생성비는 2016년 104.8로 최저점을 찍은 뒤 소폭 상승해 105.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 65세 이상 > 청소년…세대수 역대 최다, 세대원 수는 최저치
아동·청소년·청년 인구는 계속 줄고 고령인구는 증가세를 이어갔다. 1분기 말 아동(0~17세) 인구는 765만명, 청소년(9~24세) 인구는 846만명, 청년(19~34세) 인구는 1,045만명으로, 모두 작년 말보다 감소했다. 작년 3월 말과 비교하면 각각 2.8%, 2.7%, 1.1% 줄었다. 10년 전인 2011년 동월 대비로는 아동은 244만명(24.2%)이나 줄었고 청소년은 202만명(19.3%), 청년은 103만명(9.0%) 감소했다.
반면 고령인구는 계속 늘었다. 3월 말 기준 65세 이상 인구는 857만4,588명, 70세 이상은 571만5,548만명으로 작년 동월 대비 4.7%와 2.9%, 10년 전 동월 대비로는 54.6%, 56.5% 각각 증가했다.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5세 이상이 16.6%, 70세 이상은 11.0%다.
2011년 말과 올해 1분기 말 연령계층별 인구 비율을 비교하면 아동(19.6%→14.8%)·청소년(20.5%→16.4%)·청년(22.6%→20.2%)은 계속 떨어지고, 65세 이상 고령 인구(11.2%→16.6%)는 큰 폭으로 올랐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층은 2019년 아동 인구를 추월한 데 이어 이번에 처음으로 청소년 인구도 뛰어넘었다. 유엔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인 경우 고령화사회, 15% 이상은 고령사회, 20% 이상은 초고령사회로 구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7년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세대 수는 1인 가구가 늘어난 영향으로 증가세를 이었다. 1분기 말 전체 세대수는 2,315만7,385세대로 작년 말(2,309만3,108세대)보다 6만4,277세대(0.28%) 늘어나며 역대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에 비해 평균 세대원 수는 2.23명으로 작년 말 2.24명에서 더 줄어들며 역대 최저치를 보였다.
세대원 수별로는 1인 세대가 913만9,287세대로 전체의 39.5%를 차지하며 최고치를 기록했다. 4인 세대 이상은 454만7천368세대(19.6%)로 처음으로 20% 아래로 떨어졌다. 2인 세대는 23.6%, 3인 세대는 17.3%를 차지했다. 1·2인 세대 비율은 전체의 63.1%로 작년 말 62.6%보다 올라갔다.
◇ 17개 시·도 중 15곳 인구 감소…전체 인구의 50.2%가 수도권
작년 말보다 올해 1분기 말 인구가 증가한 지방자치단체는 17개 시도 중 경기(3만8,823명 증가)와 세종(4,631명 증가) 2곳에 그쳤다. 서울(6만9,981명 감소, 이하 감소 폭), 부산(1만9,547명), 경남(9,753명) 등 나머지 15개 시도 인구는 감소했다.
작년 연간으로는 17개 시도 중 5곳은 인구가 늘고 12곳은 줄었는데 인구 감소 지자체가 늘어나는 양상이다. 직권말소로 인한 장기 거주불명자 인구를 제외해도 17개 시도 중 작년 대비 인구 증가한 곳은 경기(6만2,074명 증가), 세종(4,975명), 제주(778명) 등 3곳뿐이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인구는 모두 2,600만782명으로 전체 인구의 50.2%를 차지했다. 수도권 인구는 작년 말(2,603만8,307명)보다는 소폭 줄었으나 비율은 그대로였다.
아동인구 비중이 20%를 넘는 지역은 세종(23.3%) 1곳뿐이었다. 서울은 아동인구 비중이 12.6%로 가장 낮았다. 청소년 인구 비중은 광주(19.1%)가 가장 높았고 부산(14.9%)과 경북(14.8%) 등 2곳은 15% 미만으로 낮게 나타났다.
청년인구 비율은 서울(23.6%), 대전(21.9%), 광주(21.3%), 인천(20.9%), 경기(21.0%) 등 5곳에서 20% 이상을 나타냈고 전남(16.1%)이 가장 낮았다.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 이상인 시도는 전남(23.7%), 경북(22.0%), 전북(21.6%), 강원(21.0%) 등 4곳이었다. 부산(19.6%), 충남(19.3%)은 초고령사회 진입에 가까워졌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