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방송 3사에서 공동 출구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순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 마련된 개표 상황실은 정적에 휩싸였다.
김태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은 출구조사 결과 발표 직후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TV에서 개표 방송 소리만 흘러나오는 가운데 당 지도부는 충격에 빠진 듯 침묵을 이어갔다. 민주당 당직자들은 굳은 표정으로 오세훈·박형준 국민의힘 후보가 소감을 발표하는 장면만 쳐다봤다. 이낙연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은 부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격리에 들어갔다는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강선우 박 후보 대변인이 눈물을 흘렸고 최인호 당 수석대변인이 어꺠를 두드리는 장면도 포착됐다.
민주당은 지난 5년간 20대 총선, 19대 대선, 7회 지방선거와 21대 총선이라는 네 번의 전국 단위 선거에서 연거푸 승리를 거머쥐었다. 그러나 5년 만에 패배에 직면하자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두 손을 모아쥐고 결과 발표를 기다리던 당직자들 사이에서는 짧은 탄식이 흘러 나왔다. 일부 의원과 보좌진은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곧바로 개표 상황실을 빠져나가기도 했다.
결과 발표 전 당내에서는 5%포인트 내 접전까지 따라붙을 수 있다는 희망이 제기됐었다. 당원들 사이에서는 지난 2016년 총선에서 정세균 국무총리가 초기 지지율 열세를 극복하고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를 꺾은 사례가 회자되기도 했다. 하지만 출구조사 결과 발표 이후 민주당 상황실에는 정적만이 감돌았다.
결과가 발표된 지 약 10분 뒤 김 직무대행은 캠프를 떠났다. 향후 계획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서울 종로구 안국동에 위치한 박영선 민주당 후보 캠프도 침통한 분위기만 가득했다. 박 후보 본인은 자택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봤지만 기동민 서울시당 위원장과 서영교 의원이 사무실에서 투표를 지켜봤다. 진성준 의원은 출구조사 투표 결과가 발표된 후 곧바로 자리를 떠났다.
김영춘 후보 선거사무소에도 무거운 침묵이 깔렸다. 부산 유세를 전폭 지원하던 이광재 민주당 의원은 선거 결과가 발표되자 한동안 눈을 감았다.
/김인엽 기자 inside@sedaily.com, 주재현 기자 jooj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