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로 유명한 스타트업 두나무의 몸값이 하루가 다르게 뛰고 있다. 카카오벤처스 등 두나무 기존 투자자들이 기관투자가들과 거래 협상을 하고 있는 가운데 두나무 기업가치가 이례적으로 몇 달 사이 3배나 올라 시장은 전형적인 매도자 우위 양상으로 변하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벤처스 등 일부 기관투자가들은 두나무 보유 지분을 매각하기 위해 국내 벤처캐피탈(VC)들과 협상하고 있다. 최근에는 두나무의 기업가치가 3조원 수준으로 뛴 것으로 알려졌다.
VC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벤처스 등 펀드 만기가 된 기관 중심으로 두나무 일부 지분을 놓고 매각 협상을 하고 있다”며 “두나무 초기 투자자들의 펀드 만기와 일부 이익실현 차원에서 구주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한화투자증권이 두나무의 구주를 인수할 때만 해도 두나무의 기업가치는 9,000억원 안팎이었다. 하지만 최근 국내 1위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의 거래액이 폭증하며 몸값이 몇개월 사이 3배 가량 올랐다. 두나무의 나스닥 상장설이 제기된 것도 몸값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최대 규모 암호화폐거래소인 코인베이스의 나스닥 직상장이 결정되면서 두나무 상장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다.
기관 간 대규모 장외거래(구주 매매)의 경우 가격 변동성이 거의 없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암호화폐 거래대금이 크게 늘어나고 두나무 기업공개(IPO)에 대한 기대감으로 두나무 기업가치가 비트코인 가격처럼 시시각각 빠르게 변하는 중이다.
VC의 한 관계자는 "3월만 해도 1조원 수준이었던 두나무 몸값이 몇주 지나자 호가가 2배나 올라 두나무 구주를 매입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최근엔 기업가치 3조원 기준으로 몸값을 불러 투자 포기를 검토하는 기관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초기에 두나무 투자에 나섰던 카카오벤처스 등 일부 투자자들은 최소 수십배 많게는 수백배 차익을 챙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시장 관계자에 따르면 주요 투자기관들이 최근 두나무 지분을 적극적으로 매입하며 손바뀜이 일어나고 있다. 최근엔 미래에셋벤처투자가 두나무 지분 일부를 매입하며 주주로 올라섰다. 이밖에 TS인베스트먼트, DSC인베스트먼트도 최근 대성창업투자,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등 기존 보유 기관으로부터 소수 지분을 사들였다.
두나무의 지난해 매출액(영업수익)은 1,700억원대로 알려졌다. 하지만 올 초 암호화폐 거래대금 폭증으로 올 1분기 매출만 5,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월부터 업비트 암호화폐 거래대금만 하루에 10조원 안팎 수준이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두나무 지분 약 23%를 직·간접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가 8%, 카카오벤처스의 케이큐브1호벤처투자가 11%, 카카오청년창업펀드가 3% 가량 보유하고 있다.
/박호현 기자 greenligh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