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일반 정부 부채(D2)가 오는 2023년에 국내총생산(GDP)의 60%를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9년 대비 2026년까지 빚 증가 속도는 35개 선진국 중 3위로 경제 불확실성을 가중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7일 국제통화기금(IMF)의 재정보고서(Fiscal Monitor)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D2는 GDP 대비 48.7%로 24위인데 2026년에는 69.7%에 달해 부채비율이 35개국 중19위로 상승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재정지출 확대 영향을 나타내는 2019년(42.2%) 대비 2021년의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 증가 폭은 우리나라가 11.0%포인트로 23위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정상화된 이후인 2026년으로 기간을 늘리면 부채비율 증가세는 7년 만에 21%포인트가 급증해 비교 국가들 중 3위로 껑충 뛴다. 통상 정부가 발표하는 국가채무(D1)가 D2보다 3~4%포인트 낮은 점을 고려해도 재정준칙이 시행되기 전부터 GDP 대비 국가 부채는 60%를 넘는 것이다. 지난해 정부는 2025년부터 재정준칙을 도입하기로 했지만 관련법은 국회에서 별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미국이나 유럽의 선진국은 코로나19 기간 중 일시적인 세입 감소 및 세출 증가로 재정 악화가 발생하더라도 코로나19 극복 후에는 국가 채무 비율이 더 이상 증가하지 않는다. 2023년과 2026년을 비교하면 프랑스는 115.2%에서 116.9%로, 미국은 132.4%에서 134.5%로 소폭 증가할 뿐이다. 독일은 같은 기간 64.8%에서 57.1%로 오히려 하락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최근 총지출 증가의 많은 부분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재난지원금 이외에도 복지 확충에 따른 것이어서 재정 악화가 빨라졌다. 기초연금 인상이나 아동수당·영아수당 도입,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전 국민 고용보험 등이 문재인 정부 들어 도입·강화된 때문이다.
조세재정연구원장을 지낸 박형수 K정책 플랫폼 원장(연세대 객원교수)은 “2025년부터 재정준칙을 도입한다면 재정이 다 망가지고 난 뒤”라며 “특단의 건전화 대책이 없으면 재정 악화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강승준 기획재정부 재정관리관은 “내년까지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적극적 재정 운용이 불가피하지만 이후 건전성을 회복하는 효율화 정책에 나설 것” 이라며 “코로나19 이후 지출 구조 조정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황정원 기자 garde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