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수익 10.5%…가치주 펀드 날았다

금리 오르자 부진 딛고 성장주 압도
이익 모멘텀 강화·배당 확대도 한몫
'한국밸류10년투자어린이…' 23.3%
가치주 펀드서도 자금유출 불구
"가치주 각광받는 환경 주목해야"


금리 상승으로 가치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지난해 부진했던 가치주 펀드의 성과가 올해 들어서는 일반 주식형 펀드를 압도하며 날아오르고 있다. 증권가에서 상반기 가치주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며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물 갔다’는 평가를 듣던 가치주 펀드의 성과가 앞으로도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7일 금융정보 분석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92개 가치주 펀드는 최근 1개월간 4.69%, 연초 이후 10.52%의 성과를 냈다. 가치주 펀드는 기업의 가치는 높지만 시장의 관심이 적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상태인 주식을 담는 펀드를 말한다. 주가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거나 적극적인 배당에 나서고 있는 기업의 주식이 가치주 펀드의 편입 대상이다. 가치주 펀드는 보통 상승장에서는 성장주 펀드보다 수익률이 낮지만 경기에 덜 민감해 조정이나 하락장에서는 성과가 우수한 경향을 보인다.


실제로 성장주 중심의 상승세가 이어진 지난해 가치주 펀드의 연간 성과는 20.71%로 국내 주식형 펀드(37.56%)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가치주 펀드의 성과는 국내 주식형 펀드(8.08%)의 수익률을 웃돌고 있다.


풍부한 유동성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금리 상승과 실적 모멘텀이 강화되는 점이 가치주의 매력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1%를 밑돌던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6일(현지 시간)에는 1.6560%까지 올랐고, 연초 1.7%대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2%를 넘어선 상태다.


금리가 낮으면 기업의 미래 현금 흐름(수익)을 평가하는 할인율이 낮아져 향후 기대가 큰 성장주가, 금리가 높아지면 당장 실적에 비해 주가가 저렴하거나 배당 등을 통해 즉각적인 수익이 기대되는 가치주의 매력이 부각된다. 안현국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라는 변수가 성장에서 가치로의 로테이션을 부추기고 있지만, 더 근본적인 이유는 이익 모멘텀”이라며 “지난 10년간 1분기에 영업이익이 가장 높았던 업종은 조선, 화장품·의류, 호텔·레저, 금융이고 2분기에 영업이익이 가장 높았던 종목은 화학·철강·건설·기계·통신 등 대부분 가치주였다”고 말했다.


개별 펀드를 살펴보면 ‘한국밸류10년투자어린이펀드’가 연초 이후 23.39%,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펀드’가 18.16%, ‘KB밸류포커스펀드’가 11.94%, ‘신영밸류고배당펀드’가 10.41% 등을 각각 기록하고 있다.


구성 종목을 보면 한국밸류10년투자어린이펀드는 2월 초 기준 삼성전자(16.57%)와 F&F(6.08%), 와이지엔터테인먼트(5.64%), SK하이닉스(5.51%), 금호석유(4.72%) 등을 담고 있고 신영밸류고배당펀드는 2월 말 기준 삼성전자(19.94%), SK하이닉스(5.35%), 현대차2우B(3.41%) 등을 담고 있다.


다만 전반적인 주식형 펀드의 부진 속에 자금은 오히려 빠져나가고 있다. 올해 들어 가치주 펀드에서는 8,822억 원이 유출됐다. 그럼에도 증권가에서는 가치주 중심의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성장성에서 실적으로 종목 평가의 기준이 옮겨가며 탄탄한 이익 기반을 가진 가치주에 대한 선호가 심화할 것이라는 게 그 이유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대표는 “시장 수급이나 주가지수의 전반적인 수준, 배당성향이 증가하는 경향, 경기회복 국면 등에서 가치주가 각광받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가치주 펀드에 대한 관심이 일시적인 바람에 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록 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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