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을 비롯한 전국의 집값 상승폭이 줄어드는 분위기다. 연초까지 이어진 급등장에 대한 피로감에 더해 금리인상, 세부담 강화 등의 영향으로 시장에 관망세가 짙어진 영향이다. 하지만 고가 주택이 밀집한 강남권의 경우 재건축 기대감에서 비롯한 상승세가 이어지는 분위기다. 4·7 재보궐 선거 이후 재건축·재개발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강남권 아파트시장 향방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8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4월 첫째주 주간아파트가격동향을 보면 이번주 전국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전주보다 떨어진 0.23%를 기록했다. 수도권도 0.28%에서 0.27%로 소폭 감소했다. 서울은 지난주와 동일한 0.05% 수준을 유지했는데, 부동산원 관계자는 “시중금리 상승 및 세부담 강화, 2·4 공급대책 구체화 등으로 매수세 위축과 관망세가 지속되며 지난주 상승폭이 유지됐다”고 분석했다.
전반적인 상승세는 주춤하는 분위기지만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권은 타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서초구와 송파구는 각각 지난주보다 0.01%포인트 높은 0.08%와 0.10%의 상승률을 기록했고, 강남구도 전주와 동일한 0.08%로 집계됐다. 송파구는 방이동 재건축과 문정·신천동 역세권 단지를 위주로, 또 강남구는 압구정·개포동 재건축 단지 위주로 가격이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이번 4·7 재보궐 선거에서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를 약속한 오세훈 당선인이 승리하면서 이 일대 아파트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재건축 대장주로 꼽히는 압구정 현대아파트 전용245㎡가 최근 전고가보다 13억원이 뛴 80억원에 손바뀜되며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해당 거래는 공급면적을 기준으로 3,3㎡(평)당 1억원에 달한다.
최근 집값이 큰 폭으로 오른 인천도 이번주 들어 매매가 상승률이 더 올랐다. 지난주 0.48%에서 이번주 0.49%로 상승한 것이다. 특히 송도신도시가 있는 연수구(0.95%)의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경기권의 경우 지난주보다 0.02%포인트 줄어든 0.34%를 기록했는데, 교통 및 개발 호재가 있는 안산(0.85%), 시흥(0.86%) 등 지역을 중심으로 높은 상승세가 유지됐다.
전세 시장도 전반적으로 안정되는 상황이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 상승률은 0.13%로 지난주대비 줄었고, 수도권은 3주째 0.11%를 유지하고 있다. 매주 상승폭을 좁혀오던 서울 전세시장의 경우 지난주와 동일한 0.03%를 기록했다. 급등 이후 피로감과 더불어 계절적 비수기, 그리고 신규 입주물량 등의영향으로 매물이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 곳곳에서는 전세가가 하락하고 있다. 강남구와 강동구가 대표적이다. 강남구(-0.02%)는 3주 연속 하락장에 머물고 있고, 지난주 59주만에 전세가가 마이너스로 전환된 강동구도 이번주 -0.01%를 유지했다. 송파구는 2주째 보합을 기록 중이고, 서초구는 방배동 등 일부 단지 위주로 올라 0.03%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강북에서는 마포구가 지난주에 이어 -0.01%로 하락했다. 그 외에도 종로·중·도봉·금천구 등에서 0.01%의 상승률을 보여 조만간 보합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과 경기는 각각 0.27%과 0.12%의 상승률도 전주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세종은 지난주 0.06%에서 이번주 0.15%로 상승률이 2배 넘게 뛰었는데, 행복도시 내 새롬동과 조치원읍의 중저가 단지에서 전세 매물 부족현상을 보이며 가격이 상승했다는 관측이다. 8개도 중에서는 제주가 0.37%로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는데, 이는 지난주 수치인 0.21%과 비교할 때 큰 폭으로 뛴 상승률이다.
/양지윤 기자 ya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