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8일 "전임 시장(고 박원순 전 시장)이 와서 처음으로 그 전임 시장의 일을 뒤집고 했던 기억이 선명할 것"이라며 임기 내 급격한 정책 변화가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오 시장은 이날 오후 시 간부급 직원들과 상견례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고 "그때 사실 굉장히 가슴이 아팠다. 속으로는 피눈물이 나는 경험을 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 일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서 쉽게 방향을 전환하거나 취소하고 없던 일로 하는 우를 범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시정을 하다 보면 철학과 원칙이 달라서 수정하는 일은 조금씩 있을 수 있을 것"이라며 "전혀 없겠다고 장담은 못 하지만, 전임 시장 초기 때처럼 깊은 검토 없이 마구잡이 칼을 휘두르는 그런 부분은 분명히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만약 그럴 필요성이 있을 때는 각 부서 책임자와 논의하고, 방향을 바꿀 때 부작용이 있을지 충분히 검토한 뒤 여러분 의견을 존중하는 방향 전환을 할 것"이라며 "이 점에 대해선 의심이 없어도 좋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또 "시민들의 엄정한 판단을, 시민 여러분들의 눈을 무섭게 여기고 무겁게 받아들이면서 제가 말씀드린 원칙하에 시정을 이끌어갈 것이란 입장을 분명히 밝힌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선거 구호로 '첫날부터 능숙하게' 했는데, 여러분들을 오랜만에 보니 든든하고 자신감이 생긴다"며 "우리 앞에 과제가 산적해 있는 만큼, 하루라도 빨리 신속하게 처리해 조금이라도 시민들 불편 없도록 일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오 시장은 또 선거 과정에서 시장 재임 시절 일부 공무원들에게 국토 순례 등 재교육을 받게 하고 퇴출하려 했다는 얘기가 불거진 데 대해 "'3% 퇴출'을 비롯해 직원분들을 힘들게 했던 기억이 시간이 흐르며 과장돼 전달된 듯하다"고 했다. 이어 "저를 겪어보지 못한 젊은 직원들 위주로 '(오 시장이) 들어오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있다고 들었다"며 "코로나19 전시 상황에 직원 여러분들을 상대로 업무기강 확립이랄까, 그런 것은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고 여력도 없다"고 했다.
그는 "1년 가까이 (시장) 대행 체제를 하면서 조금씩 미뤄진 일들을 바로잡고 처리하는 게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경훈 기자 socoo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