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타치금속' 미일펀드에 판다

8조원대 매각 협상 추진
IT 중심 재편 완성 단계에

/AP연합뉴스

일본 최대 전기·전자 업체 히타치제작소가 핵심 자회사인 히타치금속을 미 투자 펀드 베인캐피털과 일본산업파트너(JIP) 등으로 이뤄진 미일펀드연합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히타치는 미일펀드연합에 우선협상권을 부여하고 막바지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히타치가 보유한 히타치금속 지분은 53%로 매각 대금은 8,000억 엔(약 8조 1,44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동종 업계의 다른 기업이 아닌 펀드에 매각되는 것이라 반독점 위반 우려도 없다는 것이 투자 업계의 분석이다.


히타치금속은 특수강과 자석·전선 등을 만든다. 금속재료 가공에 사용하는 공구강 분야에서는 일본 1위, 모터 등에 사용하는 페라이트 자석의 고기능 제품에서는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자석 사업에 대한 과도한 투자의 여파 등으로 올 3월 결산 기준 460억 엔의 적자가 예상된다. 실적 악화로 지난해 10월에는 직원 약 3,200명을 감축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매각이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히타치의 사업 재편도 일단락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히타치는 지난해 석탄화력발전 사업을 미쓰비시중공업에 양도했고 현재 히타치건기(건설기계)의 매각 협상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오는 2022년까지 사물인터넷(IoT) 등 미래 먹거리 분야에 4조 5,000억 엔을 투자하겠다고 밝히는 등 정보기술(IT) 중심의 사업 재편을 꾀해왔다. 지난달에는 미국 IT 기업 글로벌로직을 96억 달러에 인수하는 내용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런 변화는 성장 가능성과 ESG(환경·사회·거버넌스) 등을 두루 고려한 선택이라는 분석이다. 하타치의 IT 산업 부문 매출은 전체의 25%, 영업이익률은 약 10%를 차지한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은 제조업을 대거 축소하면서 ESG 경영에서도 앞서 나갈 것으로 보인다.


/곽윤아 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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