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3년만에 ERP 시스템 바꾼 까닭은

■비즈카페
SDS와 협업해 시스템 고도화
판매·배송관리까지 원스톱


/서울경제DB


삼성전자(005930)가 13년 만에 전사적 자원관리(ERP) 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했다. 모든 제품을 주문부터 배송까지 단일 서버에서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일원적 체계를 갖춘 이번 신(新)ERP를 통해 삼성전자는 미래 시장에 기민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대용량의 데이터를 빠른 속도로 처리할 수 있고 시장에 대한 대응 능력을 강화한 혁신적 업무 플랫폼 ‘N-ERP’를 도입했다. N-ERP 시스템은 동남아시아와 서남아시아, 중국 법인에 우선 적용됐으며 내년 1월까지 전 세계 법인에 순차 도입한다.


삼성전자가 새 시스템을 마련한 것은 갈수록 복잡해지는 비즈니스 환경에 빠르게 대처할 기반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클라우드 시스템, 인공지능(AI) 기능을 최신의 ERP 솔루션과 결합한 새 시스템은 소비자가 제품을 주문하는 시점부터 소비자에게 배송하는 전 과정을 단일 서버 안에서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그간 기업에서는 다양한 유통 채널의 주문은 물론 판매 납기 약속, 배송 관리 등을 각각 별도의 시스템으로 구축해왔다. 삼성전자는 이 한계를 보완하고자 N-ERP 내 원스톱 시스템을 단일 서버 안에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새로운 ERP 시스템은 AI나 광학식문자판독(OCR)과 같은 첨단 기술을 접목해 더욱 강력해졌다. 기존에는 수작업만 가능했던 중소 거래선의 주문서나 원자재 구매 견적의 입력을 ERP에서 자동으로 문자 판독을 거쳐 입력해주는 기능은 업무 효율을 높인 대표적 사례다. 또한 AI 기술을 활용해 거래 부정 등 경영상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이번 N-ERP를 구축하기 위해 전략적 파트너사인 독일 SAP, 삼성SDS와 함께 1년 넘게 테스트와 검토를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인메모리 데이터베이스를 병렬로 연결해 ERP 시스템의 빠른 속도와 확장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문성우 경영혁신센터장(전무)은 “최신 기술 기반 ERP 시스템 구축은 글로벌 기업 중에서 선도적인 사례”라며 “N-ERP는 삼성전자의 디지털 혁신을 받쳐줄 가장 중요한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민 기자 noenemy@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