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에 사는 직장인 김모(40)씨는 최근 직장인 건강 검진으로 상복부 초음파 검사를 받았다. 며칠 뒤 만성 담낭염이 의심되니 간담췌외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으라는 내용의 결과지를 받아 들었다. 서울 소재 한 대형병원을 찾아 복부 전산화단층촬영(CT)을 한 결과 만성 담낭염에 더해 상장간막 동맥 박리라는 진단을 받았다.
상장간막 동맥 박리는 소장 및 대장 등에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 혈관의 내막이 찢어지는 질환이다. ‘단독성 상장간막동맥박리증의 치료 지침에 관한 연구’ 논문을 세계적 학회지인 유럽혈관외과학회지에 게재한 조병선 을지대학병원 외과 교수는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상장간막 동맥 박리는 주로 50대 전후 남성에게 자주 발생한다”며 “환자 중에서는 고혈압이 있거나 담배를 피우는 환자가 많다. 원인은 미상이나 혈관 자체 질환·혈관염·동맥경화·외상 등이 간헐적으로 연관돼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증상은 갑자기 발생하는 복통이 가장 흔하다. 최근에는 복부 CT 검사를 하면서 우연히 발견하는 경우도 비교적 흔하다는 게 조 교수의 설명이다. 실제 김 씨는 최근 극심한 복통을 느끼기도 했다. 김 씨는 “자다가 깨서 방 바닥을 손바닥으로 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배가 아팠던 적이 있다”며 “응급실에 가려고 했지만 2시간 정도가 지나니 통증이 가라앉아 병원에 가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조 교수는 “상장간막 동맥 박리는 복통이 사라질 때까지 금식과 항혈전 혹은 항응고제 등 투여 등 보존적 요법으로 대부분 치료된다”면서 “하지만 급성기 극히 일부 환자에게서 장이 썩는 장괴사가 발생 할 수 있어 긴밀한 관찰을 해야 한다. 심한 경우 중재술이나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장기적으로 동맥 파열이 발생할 수 있어 정기적인 추적 검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허선희 신촌세브란스 이식외과 교수는 “상장간막동맥박리는 하장간막동맥박리 보다 조금 더 위험할 수 있다”며 “과식·과음·흡연 등 심장을 두근두근 뛰게 하는 일체의 행위를 삼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지훈 기자 jhl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