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034020)이 350억 원 규모 단기 자금을 조달했습니다. 만기는 182일물부터 363일물로 다소 깁니다. 금리는 2% 중반대로 높지만 경영이 정상화되고 재무지표가 개선될때까지 단기 조달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단기 유동성이 늘면서 자금 조달이 비교적 수월한 덕분이죠.
영업익은 줄고 필요한 현금을 외부에서 조달하면서 금융비용 부담도 커졌습니다. 지난해 회사가 지불한 금융비용은 5,046억 원으로 연결기준 영업이익 1,541억 원을 훌쩍 뛰어넘습니다. 당기순손실은 8,384억 원으로 전년 1,043억 원 대비 크게 늘었습니다. 대규모 구조조정과 일부 프로젝트 원가율 재조정 등의 영향으로 보입니다.
원자력발전, 석탄화력발전 등 주요 수주기반이 약화되면서 실적이 둔화되는 모습입니다. 가스터빈이나 대용량 풍력발전 등 신규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중단기적으로 실적을 다시 끌어올리기 쉽지 않다는 평가입니다. 특히 현금창출력 대비 경상적인 투자 부담이 높아 잉여현금흐름 적자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두산중공업은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보유 자산을 매각하는 등 재무개선안을 이행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클럽모우 골프장(1,850억 원), 두산퓨얼셀 수증(6,063억 원) 등을 매각하고 1조2,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했지요. 최근 자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042670)와 분할 합병 계약을 체결하고 현대중공업그룹을 대상으로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두산중공업은 이번 자회사 매각으로 약 2조 원을, 그룹 차원에서는 약 3조 원 이상의 차입금을 경감할 전망입니다. 매각이 완료된 이후 별도기준 부채비율이 344%에서 약 127% 수준까지 떨어지는 등 재무지표가 다소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지만 가장 중요한 사업 안정화와 실적 회복이 요원하다는 점은 부담입니다. 신용도가 상승하거나 재무부담을 줄이려면 본원적인 현금창출력 회복이 중요해 보입니다.
/김민경 기자 mk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