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자국내 희토류 최대 산지인 장시성 간저우시의 희토류 생산을 일부 중단했다. 환경보호를 이유라고 들었는데 공교롭게도 미국이 중국에 대한 블랙리스트 확대 방침을 밝힌 직후라 보복조치라는 해석이 나왔다.
9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장시성 간저우시에 위치한 희토류 기업의 40∼50%가 오는 4월말까지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생산을 중단한 공장들은 주로 희토류 중후반 과정의 정제업체라고 전해졌다.
글로벌타임스는 중앙정부에서 파견한 생태환경보호 조사단의 희토류 채굴 현장조사를 앞두고 생산이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정부 조사단은 다음달 7일까지 간저우시에 머물며 환경오염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올 초 전세계 희토류 수요가 급증하면서 희토류 생산이 24시간 연중무휴로 이뤄졌고 이로 인해 심각한 환경오염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 중국 당국의 공식 설명이다.
어쨌든 생산 중단이 장기화될 경우 희토류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 앞서 미얀마 쿠데타 사태로 희토류 원석의 중국내 수입 운송이 차질을 빚어지면서 중국 정제업체들도 타격을 받았다.
이번 생산 중단을 단순 환경오염보다는 미중 갈등 차원에서 보는 분석이 많다. 환경보호는 구실일 뿐 희토류를 이용해 미국 등 서방에 경고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이다.
공교롭게도 전날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자국 국가안보를 침해하는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중국 슈퍼컴퓨팅 기업 7곳을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지난 1월 출법한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후 처음으로 중국 기업과 기관들에 대해 새로 블랙리스트를 확대한 것이다.
최근 미국과 유럽은 중국 신장 위구르 지역의 강제노동 등 인권침해 문제를 제기하며 각종 대중국 제재를 부과하고 있다.
이번 중국의 생산중단과 맞물려 미국의 희토류 대책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이미 호주·캐나다의 희토류 생산업체와 장기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대체 공급처를 찾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 희토류 등 핵심 품목의 공급망을 확보하는 긴급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