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부족에…그랜저 생산공장도 멈춘다

현대차, 울산1공장 이어 아산 생산중단

현대자동차 충남 아산공장에서 직원들이 차체를 조립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현대차


현대차가 울산1공장에 이어 쏘나타와 그랜저를 생산하는 아산공장 문을 닫는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완성차 업체들의 4월 위기설이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9일 현대차는 아산공장을 오는 12일부터 13일까지 이틀 간 가동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차량용 반도체 등 전장시스템 전반을 제어하는 파워트레인 컨트롤 유닛(PCU) 부족으로 전장 부품 조달이 안 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반떼를 생산하는 울산3공장도 감산가능성이 제기돼 긴장감이 돌고 있다. 일부 대체 부품을 확보했지만, 가동률을 유지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현대차는 특근도 제네시스 GV70, GV80을 생산하는 2공장 1, 2라인 등 고급차 라인을 위주로만 유지하고 있다.


현대차는 부품 재고를 길게 가져가는 전략으로 공장 가동률을 유지해왔지만,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생산차질을 피하지 못했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 재고를 보유한 차량 모델 중심으로 생산 라인을 가동하는 등 반도체 수급 상황에 따라 생산계획을 조정하며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반도체 쇼크의 파장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법정관리를 앞둔 쌍용차는 반도체 소자 부품수급 차질로 이날부터 오는 16일까지 7영업일간 평택공장을 멈춰세운다. 생산재개일은 오는 19일이다. 한국GM은 지난 2월부터 부평2공장 가동률을 기존 대비 절반으로 줄였고, 트랜스미션을 생산하는 보령 공장은 이달 중 9일만 공장을 가동키로 했다.


반도체 대란은 자동차 업체들이 수요 예측에 실패하면서 촉발됐다. 완성차 업체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생산·재고를 크게 줄인 사이 반도체 회사들이 스마트폰·PC·서버 등 고수익 제품 대응에 집중하면서 불균형이 생긴 것이다. 글로벌 시장 조사 업체 IHS마킷은 “미국의 한파와 일본 르네사스 공장 화재에 이어 대만이 수십 년 만에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초에야 차량용 반도체 공급 회복 노력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동희 기자 d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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