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가수] 레드벨벳 아닌 솔로 웬디, 믿고 듣는 아티스트의 탄생

레드벨벳 웬디 /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믿고 듣는 아티스트가 나타났다. 웬디가 그룹 레드벨벳에서 벗어나 솔로 가수로서 새로운 영역을 구축했다. 단순 개인 활동 차원이 아닌, 웬디라는 브랜드로 첫 발을 내딛는다. 노래로 가슴을 울리는 아티스트 웬디의 음악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지난 5일 웬디의 첫 번째 미니 앨범 '라이크 워터(Like Water)'가 발매됐다. 레드벨벳으로 데뷔한 지 7년 만에 발표하는 솔로 앨범이다. 지난 2019년 연말 시상식에서 낙상 사고를 당해 1년여간 치료와 회복에 전념해야 했던 웬디의 1년 4개월 만의 컴백작이기도 하다. 통통 튀는 댄스곡을 위주로 했던 레드벨벳과는 전혀 다르게, 차분한 분위기의 발라드 곡으로 앨범을 가득 채운 것이 특징이다.


앨범명과 동명의 타이틀곡 ‘라이크 워터’는 웬디의 서정적인 매력이 함축돼 있는 맞춤 곡이다. 웬디의 섬세한 보컬이 돋보이는 어쿠스틱 팝 발라드로, 서로의 존재와 의미를 삶에 있어 필수불가결한 ‘물’에 비유한 것이 흥미롭다. 작은 빗방울이 모여 바다를 이루듯 서로에게 운명처럼 흘러간다는 내용으로, 곁을 지켜준 소중한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과 함께 펼쳐갈 새로운 여정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SM엔터테인먼트의 대표 프로듀서 유영진, 켄지가 작사했다. 웬디의 울림 있는 목소리가 서로의 아픔을 보듬고 위로하는 내용의 가사를 한마디 한마디 가슴속 깊이 박히게 한다.



레드벨벳 웬디 /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더블 타이틀곡 '웬 디스 레인 스톱스(When This Rain Stops)’ 역시 공감과 위로의 메시지에 집중했다. 많은 악기를 사용하지 않고 피아노 연주와 웬디의 목소리만이 주가 된다. 여기에 ‘삶에 지친 순간 때로는 잠시 쉬어가도 괜찮다’는 웬디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녹아 있어 더욱더 진실 되게 다가온다. 다시 무대 위에 서기 위해 공백기 동안 부단히 노력했던 웬디가 솔직한 심경을 털어놓고, 그 과정에서 얻은 깨달음으로 또 다른 누군가를 위로하려는 마음이 따뜻하게 느껴진다.


포인트는 위로와 공감이다. 이미 레드벨벳의 메인 보컬로서 실력을 인정받은 바 있지만, 목소리 하나로 곡을 오롯이 이끌어가는 힘이 대단하다. 단지 노래를 잘하는 것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감성과 전달력이 있다. 강렬하고 시원한 보컬을 담당했던 레드벨벳 웬디는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오롯이 ‘웬디’라는 하나의 아티스트에만 집중된다,


뮤직비디오 또한 그런 웬디의 모습에 포커스를 뒀다. ‘라이크 워터’ 뮤직비디오는 발라드인 만큼 퍼포먼스는 제외됐다. 대신 처음부터 끝까지 웬디 홀로 노래하는 모습으로 가득 채웠다. 그중에서도 클로즈업 신이 많은 것이 눈에 띈다. 웬디의 편안하고 부드러운 이미지가 강조되면서 몽환적인 분위기까지 풍겨 곡의 매력을 배가한다.



/ 사진=레드벨벳 웬디 '라이크 워터' 뮤직비디오 캡처

웬디의 솔로 영향력은 글로벌 시장에서 먼저 알아봤다. 미니 1집 ‘라이크 워터'는 아이튠즈 톱 앨범 차트에서 전 세계 30개 지역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는 한국 여자 솔로 가수 앨범 사상 최고 기록이다. 국내에서는 발매하자마자 각종 음반 및 음원 차트에서 상위권을 기록하며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발매된 지 5일이 지난 시점(9일 기준)에는 벅스, 지니뮤직 등 실시간 음원 차트와 24시간 기준으로 집계하는 멜론 24Hits 차트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웬디는 9일 KBS2 '뮤직뱅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솔로 활동을 시작한다. 웬디는 사고 후 어느 정도 부상을 회복한 뒤 OST, 컬래버레이션 음원들을 발표하긴 했지만, 음악 방송 활동은 1년여 만이라 팬들의 기대가 한껏 부풀어 있다.


웬디는 솔로 데뷔 앨범 발매를 기념한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솔로 가수로서는 이제 시작인 만큼 온전히 저만의 색깔을 보여드려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대중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가수로서 그 여정을 팬들과 계속 함께하고 싶어요. 저를 오랫동안 기다려 주신 분들이 많았던 만큼, 저도 행복하게 무대 위에서 노래할 테니 즐겨 주시면 될 것 같아요.”



레드벨벳 웬디 /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추승현 기자 chus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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