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에 3조 벌금…바짝 엎드린 中 테크기업

中 당국, 인터넷 산업 본격 장악
알리바바 "준법 경영·책임 강화"
추가 규제 여부 놓고 업계 긴장

마윈.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자국의 최대 전자 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에 반독점법 사상 최고액인 3조 원이 넘는 벌금을 부과했다. 알리바바를 둘러싼 규제의 먹구름이 일부 걷혔다는 시각도 있지만 중국 정부의 인터넷 산업 장악 의지가 확인되면서 알리바바와 창업주 마윈의 운명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평가다.


11일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중국 시장감독관리총국은 반독점법 위반을 이유로 알리바바에 182억 2,800만 위안(약 3조 1,000억 원)의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이는 중국 당국이 지난 2015년 퀄컴에 매긴 기존 최고 벌금 9억 7,500만 달러(약 1조 1,000억 원)의 약 3배에 이르는 액수다.


당국은 조사 결과 알리바바가 온라인 소매 플랫폼 서비스 시장의 경쟁을 제한하고 상품 서비스 및 자원 요소의 자유로운 유통을 방해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알리바바 측은 “법에 따른 경영을 강화하고 혁신 발전에 입각해 사회적 책임을 더욱 잘 이행할 것”이라고 납작 엎드렸다.





알리바바에 대한 고액의 벌금 부과가 이미 예고됐다는 점에서 고비는 넘겼다는 관측이 나온다. 알리바바에 부과된 벌금은 지난해 3분기(2020년 10~12월) 순이익 961억 위안의 5분의 1 수준이다. 당초 우려보다는 나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사 내에서도 ‘맞을 매는 빨리 맞고 털자’는 분위기가 있는 만큼 “이번 조치를 꼭 나쁘게만 볼 이유는 없다”는 견해가 제기된다.


남은 문제는 알리바바에 대한 규제가 얼마나 더 확대될지다. 마윈이 지난해 10월 한 공개 행사에서 “전당포 영업 방식”이라고 중국 정부의 금융 규제를 정면 비판한 뒤 중국 당국의 알리바바 및 인터넷 업체 전반에 대한 ‘손보기’가 강화됐다. 알리바바의 핀테크 자회사인 앤트그룹은 홍콩 증시 상장이 취소됐고 기존 정보기술(IT) 업체에서 금융지주사로 바꾸는 작업이 강요됐다. 마윈이 홍콩과 중국에 소유한 미디어에 대한 조사도 시작됐다.


알리바바 자체의 반독점 문제는 해결됐지만 알리바바나 마윈이 예전의 명성을 회복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인터넷 산업 전반을 장악하려는 중국 정부의 의지가 더 분명해졌기 때문이다. 10년 만의 권력 교체기가 내년으로 다가온 중국은 최근 인터넷 기업과 개인들의 이용에 대한 규제를 더욱 확대하고 있다.


관영 영문 글로벌타임스는 “이번 벌금 부과는 온건한(moderate) 정도”라며 “온라인 플랫품 산업 발전에 대한 중국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