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가동률 10년째 뚝…추락하는 韓 기업

생산능력 5년간 고작 4% 증가
반도체는 15% 올라 의존 심화





한국 경제의 기반인 제조업의 가동률이 10년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가량의 반도체 호황을 고려하면 제조업 침체는 더욱 가파르게 진행돼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1일 통계청의 ‘제조업 생산 능력 및 가동률 지수’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제조업생산능력지수는 지난 2010년에서 2015년까지 11.4% 올랐으나 2015년에서 2020년까지는 4% 상승에 그쳤다. 제조업 중 반도체 부문의 생산능력지수가 2010년에서 2015년까지 96.3%, 2015년에서 2020년까지 83.9% 각각 급등한 것과 대조적이다. 생산능력지수는 설비를 정상적인 조건에서 충분히 가동할 때 예상되는 최대 생산량의 변화를 보여준다.


특히 생산 능력 대비 생산 실적을 뜻하는 제조업가동률지수는 2010년에서 2015년까지 7.6% 떨어진 데 이어 2015년에서 2020년까지 역시 4.4% 추가로 낮아져 지난 10년간 추락세를 면치 못했다. 제조업 중 반도체의 가동률지수가 2010년에서 2015년까지 2% 하락했지만 2015년에서 2020년까지 15.1%나 오르며 호황을 구가한 것을 감안하면 최근 5년간 전체 제조업 가동률은 추락 수준으로 침체한 셈이다.


정부와 재계는 국내 제조업이 후퇴하는 배경으로 4차 산업혁명과 기후변화 대응 등에 따른 ‘산업구조 재편’을 꼽는다. 정부도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기활법)’ 등으로 기업의 신산업 진출을 지원하고 있지만 현실적인 사업 재편은 노사 문제 등이 얽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제조업 침체를 방치하면서 신산업도 키우지 못하면 실업이 만성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세종=박효정 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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