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소득 대비로 가입했는데…" 평균 수명 연장에 종신연금 수령액 '뚝"

보험硏 보고서






지난 20년간 평균수명이 연장되면서 종신연금 수령액 삭감효과도 크게 나타났다.


11일 보험연구원 ‘KIRI리포트’에 실린 김세중 연구위원의 ‘사망률 개선과 연금상품 다양화’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 이래 60∼70세 고령층에서 사망률이 계속 낮아지고 있다. 사망률이 5%를 넘어서는 연령은 2000년 남녀 각각 73세와 78세에서, 2019년 각각 80세와 84세로 상승했다.


수명 연장으로 노후빈곤에 빠지는 ‘리스크’(위험)도 커지게 된다. 노후소득을 확보하려고 가입하는 종신연금에 가입해도 평균수명 연장으로 연금 수령자가 늘어나면 1인당 수령액이 줄어드는 효과가 생긴 것이다.


60세에 1억원을 일시납으로 내면 곧바로 매월 일정액을 종신 지급하는 연금 상품(이자율 2%로 고정)이 있다고 가정할 때 통계청 국민생명표를 기준으로 1인당 수령액을 계산하면 2000년에 가입한 남성은 월 48만2,000원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2019년에는 23.8% 적은 36만7,000원으로 수령액이 감소했다. 60세 여성의 수령액 역시 2000년 38만원에서 2019년 30만4,000원으로 19.9% 줄었다.


김세중 연구위원은 “보험사가 사용하는 생명표는 국민생명표와는 차이고 있고 금리 변동 등 다른 중요한 변수도 있으므로 지난 20년간 실제 종신연금 상품의 수령액 변화 폭은 다를 것”이라면서도 “다른 변수가 동일하다고 가정했을 때 사망률이 빠르게 개선됨에 따라 연금 수령액 감소 효과도 크게 발생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종신연금 가치 하락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사가 지급액을 유지하려고 보험료를 무작정 올리기보다는 지급 시작 시점을 늦추거나 일부를 늦추는 하이브리드형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김 연구위원은 제안했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에서는 지급 시작 연령이 초고령인 종신연금이 이미 팔리고 있다. 미국의 적격장수연금(QLAC)은 평균가입연령이 70세, 평균연금수령연령이 81세로 파악됐다.


/김지영 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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