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을 둘러싼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최고위원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날 선 공방이 격화되는 모양새다.
이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4.7 재보궐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한 원인을 '여성주의 운동에만 올인한 결과'라고 지적한 걸 두고 진 전 교수가 반박하면서다.
두 사람의 설전은 지난 9일 이 전 최고위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이 전 최고위원은 글에서 "민주당이 2030 남성의 표 결집력을 과소평가하고 여성주의 운동에만 올인했으니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상황을 짚었다.
그러면서 이 전 최고위원은 "유시민씨 같은 분은 남성이 축구 보고 롤하느라 여성보다 공부를 안 하니 여성보다 불리하다는 어처구니 없는 소리나 해댔다"면서 "박원순 시장 성추문 앞에 서서는 페미니스트들이 만족하지 못할만한 이야기를 하고, 피해호소인 이야기를 하니까 페미니스트 표도 달아나서 20대 여성층에서 군소 후보에게 15%를 뺏긴 것"이라고도 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또한 "성평등이라고 이름 붙인 왜곡된 남녀갈라치기를 중단하지 않으면 민주당에 20대 남성표가 갈 일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같은 이 전 최고위원의 주장에 진 전 교수는 "아주 질 나쁜 포퓰리즘"이라고 댓글을 달았고 이 전 최고위원은 "그건 50대 이상의 성평등에 대한 인식과 2030의 인식이 달라서 그래요"라고 맞받았다.
그러자 진 전 교수는 "뭘 크게 착각한 거 같은데, 계속 그렇게 해봐라. 말 한 마디로 순식간에 곤두박질 치게 만들어줄 테니까"라고 썼다.
그러자 이 전 최고위원은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채식주의자들이 자기가 채식하는 건 아무 상관없는데 채식하는 자신은 기후변화를 챙기고 트렌디한 사람이고 안 하는 사람은 미개하고 시대에 뒤떨어진 꼴통인양 묘사하면서부터 싸움이 나는 것"이라며 "이런 트렌디함이 깃들면 피곤하다. 하루는 곤충먹고 하루는 채소 먹어야 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또한 "마찬가지로 페미니스트도 자기 하고 싶으면 하면 된다. 화장하기 싫으면 안 하면 되고 탈코하려면 하면 된다"면서 "그게 트렌디하고 안 하면 반동인 듯 묘사하는 순간 싸움난다"고 적었다.
아울러 이 전 최고위원은 "'페미니스트 선언'한 사람들이 그 선언만으로 '한남'보다 도덕적으로 더 존경받을 이유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문"이라면서 "원래 내용적으로 아무것도 없으면 용어 하나에 소속감을 얻고 자신이 그 용어만으로 우월하다고 착각한다"고 강한 어조의 비판을 이어갔다.
이에 대해 진 전 교수는 "적을 만들지 말고 친구를 만들어야지"라며 "자꾸 증오나 반감을 이용하는 포퓰리즘만 하려 하니. 다 적으로 돌려서 어쩌려고"라고 지적했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