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세상을 떠난 남편 필립 공과의 73년 결혼 생활을 마치며 그의 죽음이 그녀의 삶에 엄청난 구멍을 남겼다고 말했다.
11일(현지시간) BBC, 가디언 등에 따르면 여왕 부부의 차남 앤드루 왕자는 윈저성 주변 로열 채플 오브 올 세인츠에서 열린 예배에 참석한 뒤 이같이 밝혔다. 필립 공은 지난 9일 100세 생일을 두 달여 앞두고 생을 마감했다.
앤드루 왕자는 여왕에 대해 “누구보다 슬퍼하면서도 필립 공이 병원이 아닌 집에서 평안하게 눈 감은 데 대해 ‘기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왕의 극기심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하다. 가족들이 그를 돕기 위해 모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막내 에드워드 왕자는 “(필립 공의 별세는) 아무리 대비를 했어도 끔찍하다”고 말했다.
오는 17일 필립 공의 장례식은 윈저성 내 성조지 예배당에서 왕실장으로 치러진다.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장례식 참석자가 최대 30명만 허용되는 만큼 왕실 일가 중심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왕실 가족이 더 많이 참석할 수 있도록 배려하기 위해 자신은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가디언은 “여왕이 자녀, 손주, 그들의 배우자 중심으로 참석자를 한정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왕실과 불화를 겪고 있는 해리 왕손도 장례식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왕실과 결별을 선언한 해리 왕손 부부는 지난달 미국 CBS 인터뷰에서 왕실에서 인종차별을 겪었다고 주장하며 국제사회의 큰 파문을 일으켰다. 버킹엄궁은 전날 해리 왕손이 장례식에 참석하지만 둘째를 임신한 메건 마클 왕손비는 의사의 권유에 따라 불참한다고 밝혔다. 윌리엄 왕세손과 해리 왕자는 장례식 때 관을 따라 나란히 걸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강지수 인턴기자 jisuka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