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완화 매주 보고"...여의도·잠실주공5 재건축 힘 받나

['오세훈표 부동산로드맵' 시동]
공급효과 큰 대형단지 먼저
재건축 규제 푸는데 주안점
'35층 룰' 폐지는 추후 논의
"집값 급상승 부작용 최소화"
토지거래허가제 적용도 검토

서울 강남구의 대표적 노후 단지인 대치동 은마아파트에 재건축 관련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일부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 문의가 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신임 서울시장이 12일부터 시작된 서울시 업무 보고에서도 첫 번째로 ‘주택’ 분야를 택하며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규제 완화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이날 업무 보고에서는 35층 규제 폐지 등 세부 계획이 나오지 않았으나 오 시장은 공공이 아닌 정비사업 규제 완화를 통한 민간 공급에 역점을 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를 위해 세밀한 실행 계획을 정례적으로 보고해달라고 주문하는 한편 규제 완화시 가격이 불안정할 경우 그에 대한 대응 방안도 검토를 지시했다. 공시가격과 관련해서는 “불만이 많은 공시가격을 어디까지 재조사할 수 있는지 파악하고 급격히 상승한 부분을 논리적으로 정리해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피드 주택공급, 정례적으로 보고해달라=시에 따르면 이날 업무 보고는 주택·안전 부문에서 주택건축본부, 도시계획국, 도시재생실, 안전총괄실, 물류재생본부, 소방방재본부 등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재무국은 세제와 부동산 공시가격 부분만 따로 떼서 별도로 보고했다. 업무 보고에서는 △서울시 주거지역 용적률30~100%포인트 상향 △제2종 일반주거지역 7층 이하 규제 폐지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완화 방안 △공시가격 재조사 △재산세 완화 방안 등이 다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오 시장은 업무보고에서 자신이 공약으로 내세운 민간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를 통한 ‘스피드 주택 공급’과 관련해 “법규와 절차, 빠르게 추진 가능한 세밀한 실행 계획을 정례적으로 보고해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1주일 단위로 관련 업무 보고를 진행하고 필요할 경우 1주일에 2회 이상도 보고를 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앞으로 1주일 단위로 보고하고 필요하면 그 이상 하게 될 것 같다”면서 “민간 재개발·재건축 활성화 부분에 있어 계속적으로 정책을 마련해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격 불안 대응 방안도 주문=이 자리에서는 사업이 중단된 여의도·잠실주공5단지 등의 행정절차를 추진하는 방안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단 동시다발적으로 규제를 완화할 경우 일시적으로 집값을 자극할 수도 있는 만큼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급 효과가 큰 대형 단지 위주로 재건축 규제를 풀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규제 완화시 가격 불안정에 따른 대응 방안도 주문했다. 시 관계자는 “(오 시장이) 주요 재건축 단지, 한강변 재개발 등과 관련한 현황을 듣고 만약 사업이 진행되면 가격 불안정이 있으니 거기에 대해서는 별도의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35층 규제 폐지 등 세부적인 내용에 대한 별도의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시장에서는 업무 보고를 기점으로 오 시장의 공약인 재건축 규제 완화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여의도·잠실주공5단지 등 정부가 임의로 사업을 막은 대형 재건축 단지가 첫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 단지는 그동안 서울시가 의도적으로 사업을 지연시킨 만큼 당장 오 시장 ‘의지’만으로 즉각적인 규제 완화 효과를 낼 수 있다. 먼저 공급 효과 큰 대형 단지의 규제를 풀고 이후 35층 층고 제한 등 나머지 규제도 하나둘 해결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전면적인 재건축 인허가 추진보다는 공급 효과가 큰 대단지 등을 우선 대상으로 선정하는 등 순차적인 재건축 허용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과 관련해 시 관계자는 “공사 진행 사항에 대한 보고가 있었고 앞으로 2~3개월간 충분히 문제 제기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 자세히 보고해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주택 관련 정책을 놓고 중앙정부와 서울시 간의 충돌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택 공급 확대는 같은 목표지만 세부 실행 방안 등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서다. 오 시장이 지난 11일 국민의힘을 찾아 협조를 당부한 것도 이 같은 매락에서다.


/노희영 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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