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30세 미만 청년 장병들이 접종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제품을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Z) 이외의 백신으로 접종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질병관리청에 요청했다. 오는 6월부터 10대·20대 장병들이 화이자 등이 제조한 백신을 맞을 것으로 점쳐진다.
12일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정부가 AZ 코로나 백신의 혈전 생성 부작용을 감안해 30세 미만에 대해 접종 중단을 결정함에 따라 국방부는 일단 30세 이상 장병들에 대해서만 6월부터 AZ 백신을 접종하기로 했다. 대신 30세 이하 장병들에 대해서는 화이자 등 다른 종류의 백신을 접종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30세 이상은 대부분 간부들이고 30세 미만은 대부분 일반 장병들이다. 사실상 장병 대부분은 AZ 백신이 아닌 화이자 백신 등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한 소식통은 “일단 30세 이상 장병들에 대해서는 AZ 백신을 6월부터 접종하고 30세 미만에 대해선 (AZ 백신 이외의) 다른 백신을 보급받는 방안이 국방부와 질병관리청 간에 협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30세 미만 장병들에게 화이자 등의 6월 접종 여부는 해당 백신들의 수급 상황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국방부로선 장병들에 대한 접종 계획을 빨리 수립하고 싶어 하고 질병청도 이와 관련해 결정을 빨리 해야 하는 상황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당초 군 장병들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올해 3·4분기부터 하기로 했다가 일정을 앞당겨 6월부터 AZ 백신 접종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AZ 백신의 혈전 부작용 문제가 불거지면서 6월 장병 접종 계획에 변수가 생긴 것이다. 백신 접종을 미루는 방안도 대안이 될 수 있으나 하반기에는 8월의 을지·태극연습 등 대규모 훈련이 예정돼 있어서 군 당국은 접종 일정 연기에 대해 부담감을 갖고 있는 상태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이후 우리 군은 훈련 등을 실시할 때 방역 차원에서 ‘거리 두기’ 단계별 지침을 적용해왔고 이로 인해 기동훈련의 경우 필수적 훈련 위주로만 진행한 상태였다. 이런 가운데 백신 접종이 지연되면 올해도 전반적인 훈련 횟수 감소가 불가피해 장병들의 숙련도 및 위기 대응 태세를 다지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변수는 백신 조달 상황이다. 군이 당초 계획했던 대로 51만 1,000여 명의 장병 전체에 백신을 보급하려면 최소한 2회 접종(화이자·모더나·AZ 제품 등 기준)은 확보해야 한다. 얀센의 경우 1회 접종만 해도 가능하지만 아직 국내에 도입되지 않았다. 국내 방역 당국이 당초 예고한 화이자 백신 도입 물량은 4월 50만 명분, 5월 87만 5,000명분, 6월 162만 5,000명분이다.
한편 서욱 국방부 장관은 12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코로나19 관련 제8차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선 코로나19 상황 평가 및 대책, 장병 개인 및 시설 방역 관리 수칙 준수 상태, 군의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 준비, 코로나19 백신 수송 및 경계 지원 방안 등이 집중적으로 점검됐다.
서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정부의 AZ 백신 접종 권고 대상 변경에 따라 30세 미만 장병 대상 예방접종은 백신 종류, 접종 시기·방식에 대해 보건 당국과 긴밀히 협의하되 다양한 상황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조기에 모든 접종 준비를 완료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5월까지 방역 관리에 취약한 일선 부대를 대상으로 현장 점검을 집중 실시할 것을 지시했다.
/민병권 기자 newsroo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