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 족쇄' 풀린 SK이노 12% 급등…"40만원 간다"

"윈윈" 긍정평가…26.7만원 마감
증권사 8곳 목표가 잇달아 상향
재무적 부담 완화 여부가 변수


SK이노베이션(096770)이 LG화학(051910)과 전기차(EV) 배터리 분쟁에 합의하며 불확실성이 제거되자 증권사들이 일제히 목표 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일부 증권사는 이번 합의로 SK이노베이션의 경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수입 금지 조치 무효화로 정상적인 영업 활동이 가능해진다며 목표 주가를 기존의 주가 대비 54% 올린 40만 원까지 제시했다.


12일 SK이노베이션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일보다 12.18%(2만 9,000원) 오른 26만 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하나금융투자·메리츠증권 등 국내 8개 증권사는 SK이노베이션의 목표 주가와 투자 의견을 상향 조정했다. 유진증권과 대신증권은 각각 목표 주가를 40만 원으로 높여 잡았다. 키움증권과 KTB투자증권·하나금융투자는 34만 원으로, 신영증권은 37만 원으로 올렸다. 현대차증권과 메리츠증권은 목표 주가를 29만 원, 32만 원으로 새롭게 제시하기도 했다.


증권사들은 분쟁 장기화 시 커질 수 있는 배상금을 2조 원에서 마무리한 것을 긍정적으로 분석했다. 수입 금지 조치 등이 무효화돼 폭스바겐과 포드 등에 배터리 공급이 예정대로 가능해질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보탰다. 또한 이번 합의로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조지아주 2공장의 건설이 가속화돼 실적을 견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현재 신설 중인 미국 조지아주 2공장은 내년에 완공될 예정이며 유럽 3공장의 경우 오는 3분기부터 공사가 시작될 계획이다. 특히 조 바이든 정부가 주력하고 있는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2년 내 점유율이 25%를 웃돌 것으로 기대됐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합의로 우수한 제품 안전성과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의도적으로 판매가 배제됐던 분리막의 LG향 판매량이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부 증권사들은 재무적 부담 완화 여부에 따라 주가가 재조정될 수도 있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올해 SK이노베이션의 순차입금은 12조 원, 부채비율은 160%로 예상됐다. 정유와 화학 업종의 업황 개선이 점쳐지지만 탐사·생산(E&P) 부문과 윤활기유·화학 지분 등을 매각할 경우 이익 체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은 지분 매각 이후 배터리 사업의 가파른 이익 개선 여부가 핵심”이라며 “전기차 업체의 내재화 이슈 아래 타사 대비 경쟁력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박시진 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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