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앞으로 30년 내 온실가스 실질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탄소 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범부처 차원의 대형 연구개발(R&D) 프로젝트에 착수, 올 하반기 예비타당성 검토에 들어간다.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기초·원천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R&D 프로젝트 규모는 앞으로 10년 간 총 1조 8,000여억원 규모로 본격적인 예산 투입은 2023년부터 이뤄지게 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에서 확정된 ‘탄소중립 기술혁신 추진전략’을 구체화하기 위해 ‘탄소중립 혁신기술 개발사업’을 본격적으로 기획한다고 12일 밝혔다. 탄소중립 기술의 상용화를 촉진하기 위해 수요기업이 포함된 산·학·연 컨소시엄 형태의 독립된 사업단을 구축해 R&D를 수행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 3월 31일 과기장관회의를 열고 ‘탄소 중립 기술 혁신 추진 전략’을 확정하고 탄소 중립 기술 혁신 10대 핵심 기술 개발, 범부처 R&D 사업 기획·추진·생태계 조성, 신산업 창출 집중 지원, 민간 주도의 저탄소 전환, 지속 가능한 연구 기반 강화라는 5대 전략을 제시했다. 이 전략은 산학연 전문가 88명이 만들었다.
10대 기술은 태양광·풍력, 수소, 바이오 에너지, 철강·시멘트·석유화학 탄소 저감, 산업 공정 고도화와 수송·건물 효율화, 디지털화, 탄소포집·저장·전환(CCUS)이다.
오는 2030년까지 태양광의 효율을 35%로 높이고 국산 기술로 15㎿급 풍력발전기를 개발할 방침이다. 안정적인 수소 공급 기술을 확보해 2030년 수소 단가를 1㎏당 4,000원으로 낮추고 바이오 에너지 가격을 화석연료 대비 100%까지 낮추기로 했다. 철강, 시멘트, 석유화학,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탄소가 많이 배출되는 업종에서 새로운 공정을 개발하기로 했다. 탄소 중립 건물 운영을 위한 기술과 차세대 전력망을 확보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정부는 2022년부터 수소경제, CCUS, 탈(脫)플라스틱 원천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한 R&D 사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2025년까지 탄소 중립 규제자유특구를 20개로 확대하기로 했으며 올 상반기부터 R&D 특구 실증 규제 특례도 시행한다. 저탄소 기술 도입 기업에 인센티브도 제공하기로 했다. 올해 201억 원을 투자해 철강과 시멘트·석유화학·미래차 등 7개 분야에서 탄소 중립 분야 전문 인력도 양성한다.
과기정통부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부설 녹색기술센터는 ‘탄소중립 혁신기술 개발사업’을 위한 기획연구를 수행 중이라며 오는 19일부터 3주간 ‘공개 기술수요조사’를 녹색기술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받기로 했다. 용홍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은 “현재 각 부처가 관련 R&D 사업을 기획하고 있는데 올 하반기 예타를 거쳐 10대 프로젝트에 대해 본격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