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축구판 '인종차별'…손흥민 물어뜯는 맨유

맥토미니, 손흥민 얼굴 때려
골 취소 당하자 맨유팬들 분노
SNS에 "돌아가서 개나 먹어라"
감독도 "주심이 속았다" 비난
리그 최다골 넣은 孫 못 웃어

올레 군나르 솔샤르(오른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전에서 손흥민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런던=AFP연합뉴스

손흥민(29·토트넘)이 자신의 한 시즌 정규 리그 최다 득점 타이 기록을 세웠지만 웃지 못했다. 팀의 패배와 파울 장면 논란, 인종 차별 피해가 겹쳤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12일(한국 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의 20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1라운드 홈경기에서 전반 40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루카스 모라가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건넨 땅볼 크로스를 왼쪽에서 왼발로 해결했다.


손흥민은 정규 리그에서 두 달여 만에 골 맛을 보며 리그 14호 골이자 시즌 19호 골을 작성했다. 손흥민의 리그 14골은 2016~2017시즌 작성한 자신의 한 시즌 정규 리그 최다 골과 동률이다.


강호를 상대로 최다 득점 타이기록을 세우고도 손흥민의 표정은 밝지 못했다. 토트넘은 후반 12분 프레드, 34분 에딘손 카바니, 종료 직전 메이슨 그린우드에게 연속 골을 얻어맞아 1 대 3으로 졌다. 리그 7위(승점 49)로 떨어진 토트넘은 톱 4에 주는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티켓 확보가 더 어려워졌다.


경기 이후 올레 군나르 솔샤르 맨유 감독과 조제 모리뉴 토트넘 감독은 각각 인터뷰를 통해 불꽃을 일으켰는데 그 중심에 손흥민의 플레이가 있었다. 전반 33분 손흥민과 경합에서 이긴 맨유의 스콧 맥토미니가 폴 포그바에게 패스했고 포그바의 침투 패스로 카바니가 골망을 갈랐다. 하지만 주심은 비디오 판독(VAR)을 통해 맥토미니가 손흥민을 떨쳐내려 손으로 얼굴을 가격한 장면을 확인한 뒤 득점을 취소했다.


경기 이후 솔샤르 감독은 맥토미니의 가격은 사소한 접촉이었기 때문에 득점이 인정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내 아들(son)이 그렇게 드러누워 있었다면 밥도 못 얻어먹게 했을 것”이라고 했다. 손흥민의 성이 영어의 ‘아들’과 철자가 같다는 것을 이용해 ‘할리우드 액션’이라며 비꼰 것이다. 솔샤르는 “주심이 속아 넘어갔다”고도 했다. 이에 모리뉴 감독은 “손흥민의 아버지가 솔샤르보다 훨씬 좋은 사람이어서 다행”이라는 말로 되받아쳤다.


일부 맨유 팬들은 손흥민의 인스타그램에 “다이빙(할리우드 액션)을 멈춰라” “축구 선수가 아니라 한국 드라마 배우다” 등의 댓글을 달며 공격에 나섰다. “DVD나 팔아라” “고양이·박쥐·개나 먹어라” “쌀 먹는 사기꾼” 등 인종 차별적인 내용도 잇따랐다. 토트넘 구단은 “EPL 사무국과 함께 조사를 거쳐 가장 효과적인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민영 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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