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로부터 3조원대의 반독점 벌금을 맞은 알리바바의 주가가 오히려 급등했다. 불확실성이 해소된데 따른 현상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의 인터넷산업 규제 강화 조치에 중국 증시는 하락했다.
12일 홍콩증권거래소에 따르면 홍콩 증시에 상장된 알리바바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6.514% 오른 232.2홍콩달러로 마감했다. 이날 장중 한때 8.99%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오후들어 상승폭이 일부 축소됐다. 하루 상승률로는 지난 1월20일(8.52%) 이후 최대치다.
알리바바의 이날 급등은 지난 주말 시장감독관리총국으로부터 182억2,800만위안(약 3조1,000억원)의 벌금을 부과받은 결과로 보인다. 당국은 “알리바바가 지난 2015년부터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타오바오 등 자사 쇼핑플랫폼에 입점한 상인을 대상으로 다른 경쟁 플랫폼에 입점하지 못하도록 했다”고 발표했다.
즉 지난해 말부터 알리바바를 괴롭혔던 반독점 문제가 어쨌든 일단락됐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0월 마윈 창업자의 금융정책 비판 이후 알리바바에 대해 반독점법 위반 문제로 조사를 진행중이었다.
이날 차이충신 알리바바 그룹 부회장은 투자자와 보도진을 상대로 한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우리는 플랫폼 회사로서의 기본적인 사업 모델에 아무런 문제가 없게 된 점을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이번 벌금 부과 결정으로 반독점법 아래의 특수한 문제 일부에 대해 훌륭한 지침을 받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문제를 잊을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장융 알리바바 회장도 반독점 벌금이 알리바바의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면서 “수수료 인하 등을 포함해 입점 상인들을 유지하기 위한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중국 증시는 직격탄을 맞았다. 알리바바에 대한 공격이 중국내 다른 인터넷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규제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에 증시는 하루종일 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알리바바 다음은 텐센트와 메이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12일 상하이종합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09% 하락한 3,412.95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기술주 중심의 선전성분지수는 2.30%나 떨어졌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