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000270)가 7억 달러(한화 약 7,900억 원) 규모 외화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올해 초 국내 시장에서 3,000억 원의 투자 자금을 조달한데 이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대규모 달러를 확보해 친환경 프로젝트 투자와 리파이낸싱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전날 유럽과 미국 등 글로벌 투자자들을 상대로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7억 달러 규모의 외화채권 발행을 확정했다. 만기는 3년과 5.5년으로 각각 3억 달러, 4억 달러 규모다. BoA메릴린치와 씨티그룹 글로벌마켓증권, HSBC, 스탠다드차타드(SC)가 주관 업무를 맡았다.
기아가 당초 내건 외화 그린본드 조달금리는 미 국채 금리에서 각각 110bp, 125bp를 가산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최초 제시금리보다 35bp 낮게 발행하는데 성공했다. 3년물의 경우 발행금리는 3년 미국채 금리에 75bp, 5.5년 만기 채권의 경우 5년 미국채 금리에 90bp를 가산한 수준으로 최종 발행금리는 1%, 1.75% 선이다.
기아는 이번 채권을 ESG채권 중 하나인 녹색채권으로 발행했다. 녹색채권은 자금의 사용처가 환경 친화적 프로젝트 투자 등으로 제한된 채권이다. 기아는 조달되는 자금을 전기차 등 친환경차 개발 투자와 관련 프로젝트의 리파이낸싱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국내외에서 대규모 투자 자금을 끌어모으면서 기업의 중장기 전략인 '플랜S'를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기아는 최근 전용 전기차인 'EV6'을 공개하고 슈퍼카 수준의 고성능 GT 모델에 현대차(005380)의 전기차 '아이오닉5'를 능가하는 주행거리 등을 선보였다. 오는 2027년까지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40%로 확대하고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선두를 선점하겠다는 목표다. 회사는 앞서 올해 초에도 국내 시장을 찾아 3,000억 원 규모의 친환경차 설비 투자 자금을 녹색채권으로 조달했다.
/김민경 기자 mk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