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 디엠(Diem)의 앞날이 안갯속으로 빠지고 있다.규제 당국의 반대에 부딪혀 출시가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회사의 고위 관계자가 연달아 퇴사하는 악재까지 겹쳤다.
13일(현지시간) 암호화폐 결제 서비스 기업 서클(Circle)은 디엠 부사장 단테 디스파르테(Dante Disparte)를 최고전략책임자로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디엠은 지난달 20일 케빈 웨일(Kevin Weil) 공동창업자가 퇴사한데 이어 한 달 만에 또다시 핵심 인력이 회사를 떠났다.
단테 디스파르테는 서클에서 디지털 화폐 관련 국제 규제를 다루는 일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서클은 암호화폐 시총 규모 4위 스테이블코인 USD코인(USDC)을 발행하고 있다. 제레미 알레어(Jeremy Allaire) 서클 공동창업자는 “USDC의 성장과 서클의 국제적 확장에 따라 관련된 국제 규제를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며 “단테 디스파르테는 국제 규제에 대한 프레임을 짜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페이스북의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는 지난 2019년 6월 리브라(Libra)라는 이름으로 시작됐다. 20억 명이 넘는 유저를 보유한 페이스북이 전 세계 통용 화폐를 발행한다고 발표하자 많은 화제를 불러모은 바 있다. 마스터카드와 이베이 등 많은 실리콘벨리 기업들이 줄지어 참여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 정부 및 금융계가 스테이블코인이 “국제 금융 질서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반대 여론이 커지자 프로젝트 진행은 잠정 중단됐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이름을 디엠으로 바꾸고 현재 각국 정부를 상대로 설득 작업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디엠의 발행 여부는 불투명하다. 규제 당국이 여전히 상당한 반감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18일(현지시간) 유럽의회 스테판 베르거(Stefan Berger) 의원은 “통화는 사기업의 손에 달려있어선 안 된다. 주커버그가 중앙은행이 되는 걸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암호화폐 시장 규제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미국 역시 IT 대기업에 대한 규제를 주장하는 민주당이 정권을 잡으면서 디엠 출시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디엠의 출시가 늦어지면서 디엠 프로젝트를 담당했던 페이스북 임원들이 자리를 떠나고 있다. 지난해 9월 디엠 공동 창업자 모건 벨러(Morgan Beller)가 회사를 떠난 것을 시작으로 지난달 20일(현지시간)에는 케빈 웨일 공동 창업자도 퇴사 사실을 밝혔다. 이어 한 달만에 단테 디스파르테 부사장까지 서클로 이직한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디엠 프로젝트가 난항을 겪는 모습이다.
/김정우 woo@decente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