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이 기업공개(IPO)를 본격화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특히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대 주주라 IPO에 성공하면 그룹의 지배 구조 개편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국내외 주요 증권사에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그동안 소문만 무성했던 상장 작업이 본격화한 셈이다. 조건만 맞으면 연내 주식시장 상장도 가능하다. 현대차그룹의 상장은 지난 2019년 현대오토에버 이후 약 2년 만이다. 다만 현대엔지니어링은 “최적의 시기에 법규와 절차에 따라 IPO를 진행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상장 일정에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매출액 7조 1,884억 원(연결 기준), 영업이익 2,587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꾸준히 늘고 있는 반면 영업이익은 하향 흐름을 보여 2017년 5,144억 원에서 △2018년 4,537억 원 △2019년에는 4,081억 원을 기록했다. 그나마 지난해 3조 1,239억 원을 건축 및 주택 건설 사업에서 확보했다.
장외시장에서의 시총은 8조 원을 웃돈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모 시장으로 많은 돈이 몰리고 있기 때문에 IPO의 성공 가능성은 높다고 볼 수도 있다"면서 “다만 영업이익이 꺾이고 있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IB 업계는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을 현대차그룹의 지배 구조 개편과도 연결 짓는다. 현대차는 아직 순환 출자 구조를 깨지 못했다. 2018년에 추진했던 지배 구조 개편 시나리오의 수순을 밟는다면 정 회장은 최소 5조~6조 원의 현금이 필요하다. 상장 이후 현대엔지니어링의 지분 가치가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현대엔지니어링의 2대 주주인 정 회장은 11.72%(89만 327주)의 지분을 갖고 있다.
/김민석 기자 seo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