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의 지난 5년간 누적 구매액은 370억 달러(약 40조원)에 달했습니다. 또 화웨이의 장비를 구매하고 있는 많은 통신사들에게 최우선의 설비를 제공할 것을 약속합니다” (손루원 한국화웨이 사장)
13일 손로원 한국화웨이 사장은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내년이면 화웨이가 한국에 진출한지 20년이 되는데 변함없이 ‘한국에서, 한국을 위한’(In Korea, For Korea)이라는 비전을 실천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화웨이는 한국에서 통신사, 기업 그리고 소비자 등 3가지 영역에서 완성품과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며 “한국의 글로벌 선도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 구축을 도움을 주고, 지능화된 연결 및 강력한 알고리즘을 통해 다양한 산업 분야에 능력을 부여해서 한국의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화웨이 측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강조한 것은 보안이었다. 한국 소비자들이 화웨이에 대한 보안 우려가 크자 이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제품 제작 과정에서 보안에 들어가는 노력을 강조했다.
손 사장은 “화웨이는 사이버보안을 비즈니스의 이익보다 우선시한다”며 “매년 연구개발비(R&D)의 5%를 보안에 투자한다”며 “신제품을 론칭할 때 글로벌 네트워크 보안 전문가가 보안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 론칭을 막을 수도 있는 ‘NO-GO’ 권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에만 신제품 개발 마지막 단계에서 이 권한이 15번 행사됐다는 설명이다. 또 “지난해엔 5G 제품의 국제CC보안인증을 획득했다. 해당 인증은 가장 높은 레벨에 해당한다”며 “그간 미국·영국·프랑스·독일 등이 인정하는 270여개의 보안인증을 신청, 획득했다”고 강조했다.
또 이준호 한국 화웨이 최고보안책임자(CSO) 전무는 “화웨이 장비에 백도어(무단으로 해당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게 몰래 설치된 통신 연결 기능)가 없다는 얘기를 기술적으로 증명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며 “적어도 엔지니어의 눈으로 봤을 때 모든 장비에 백도어가 설치됐다면 이렇게 싼 가격에 팔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전무는 “화웨이에선 2,300명이 보안 업무를 맡고 있고 대부분 외국인”이라며 “보안 책임자를 맡고 있는 영국 정보기관(MI6) 출신 존 서포크가 영국에 화웨이 장비가 들어오는 것을 막을 수 없다면 직접 안전한 보안시스템을 만들겠다고 강조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화상으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칼 송 화웨이 대외협력 총괄 사장은 “백도어가 없다는 것을 선서할 협약을 할 의향이 있다”고 강수를 두기도 했다. 또 중국 정부와 화웨이의 관계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와 삼성의 관계와 별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화웨이 측은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정치적인 목적에서 이뤄진 것이며 하루 빨리 해제되길 원한다고 호소했다. 송 사장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칩셋이 부족한 상황이 발생한 것은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를 받자 여기에 관련된 협력사들이 영향을 받은 탓”이라며 “앞으로 칩셋 가격이 상승하면 최종적으론 고객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가 해제되고 한국, 일본, 유럽 등 반도체 선진국과 협력해 글로벌 공급사슬을 다시 형성하는 것이 목표다”며 “반도체 가격 상승이 소비자들에게 부담으로 전가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화웨이 측은 단말 서비스 부분에서는 “스마트폰 하나 당 8개의 주변 기기와 수많은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활용할 수 있는 ‘1+8+N’ 전략을 견지하며 제품을 다양화하고 있다”며 “주변기기와 IoT 기기가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또 R&D 센터 건립에 대해선 “화웨이는 매우 개방적인 기업”이라며 “이른 시일 내에 건립이 이뤄지길 소망한다”고 전했다.
/정혜진 기자 made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