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시장 봄 왔다는 홍남기... 청년 고용은 여전히 '한겨울'

3월 고용시장 관련 녹실회의 개최

홍남기 부총리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녹실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오랜만에 웃었다. 3월 고용시장을 분석한 결과 서비스업 등에서 일자리 상황이 나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서다. 한동안 희끗희끗했던 머리카락도 오랜만에 검게 염색하고 공식 회의에 나섰다.


홍 부총리는 “3월 고용시장을 분석한 결과 민간 일자리 상황이 개선되는 등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정부가 만든 재정일자리 외에 민간 부문 일자리가 늘어나고 있어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다만 3월 중 고용이 늘어난 것은 지난해 코로나 여파에 따른 기저효과가 있고 고용 취약층인 청년층 실업률이 여전히 두 자리 수에 달한다는 점에서 고용 상황을 낙관할 형편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홍 부총리는 14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녹실회의(관계장관회의)를 열고 3월 고용 동향 및 대응방향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류근관 통계청장, 청와대 임서정 일자리수석, 안일환 경제수석 등이 참여했다.


이날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코로나 충격을 딛고 민간 일자리 상황이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3월 취업자는 전년 대비 31만4,000명 늘어 13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다. 전월대비 취업자(계절조정 기준)도 12만8,000명 늘어나 2개월 연속 증가했다. 특히 재정일자리 관련 업종(공공행정, 보건복지) 이외 서비스업종에서 취업자(계절조정)가 전월 대비 24만7,000명 늘었다.


최근 보복소비 등의 영향으로 온라인 뿐 아니라 오프라인 소비도 늘어난데다 사회적 거리두기 일부 완화의 영향이 더해져 서비스업종 일자리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3월 청년층 취업자도 전년 대비 14.8만명 늘어 14개월 만에 증가 전환했고 청년 고용률이 2.3%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청년 실업률은 3월 기준 10.0%로 전달(10.1%)보다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년 대비 청년 일자리가 늘어난 것은 지난해 코로나 여파에 따른 일종의 ‘착시효과’일뿐 전체 고용시장은 여전히 낙관적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미다.


홍 부총리도 녹실회의 직후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고용동향 개선에도 불구하고 지금 고용상황에 대한 엄중함은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며 “청년실업률이 위기 직전에 비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코로나 세대’의 취업난과 불안을 보여주는 것 같아 가슴 아픈 대목이고 풀어야 할 최대 숙제”라고 말했다.


한편 제조업 고용은 전년 대비 1만1,000명 줄어 감소폭이 넉 달 연속 줄었다. 최근 조선, 반도체 등의 수출 증가 효과인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이후 매달 큰 폭으로 줄었던 임시·일용직 취업자가 3월에는 24만7,000명 증가한 것도 긍정적 요인이다. 홍 부총리는 “신산업 육성으로 양질의 민간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기반을 강화하고 수주 증가로 고용확대가 예상되는 조선 등 분야에 필요 인력이 적기 공급되도록 인재 양성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세종=서일범 기자 squi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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