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중 은행들의 가계와 기업대출이 각각 1,000조원을 찍으면서 향후 여신 관리 능력이 한층 중요해질 전망이다. 은행의 가계대출은 지난 3월에도 6조 5,000억원 늘며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고,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돈 가뭄에 기업 대출 역시 한달간 4조 6,000억원 늘며 사상 처음 1,000조원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3월말 기준 19개 예금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1,009조 5,384억 원으로 한 달 전보다 6조 4,778억 원 증가했다고 14일 밝혔다. 3월 증가액 기준으로는 지난해 3월(9조 6,000억 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다. 은행의 가계대출은 지난 2월 6조 7,000억원 늘며 처음 1,000조원을 돌파한 바 있다.
은행의 3월 가계대출 증가액을 세부적으로 보면 전세자금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잔액 739조원)이 한 달 사이 5조7,000억원 증가했고, 마이너스통장 대출이나 예·적금 및 주식담보대출이 포함된 기타대출이 8,000억원 늘었다. 박성진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지난해 4분기 늘어난 주택 매매와 전세 거래가 주담보 등 3월 가계대출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은행의 기업 대출도 지난 3월 4조 6,000억 원 증가하면서 총잔액이 사상 처음 1,000조원을 찍었다. 3월 증가액으로 역시 지난해(18조7,000억원) 이후 두 번째로 많다. 자금 사정이 낫고, 주식발행도 많았던 대기업은 분기말 재무지표 관리를 위해 2월보다 대출을 2조 7,000억원 줄였지만 자금 부족에 허덕이는 개입사업자를 포함한 중소기업 대출이 한 달 사이 7조 3,000억원 급증했다.
대한항공(3.3조원)과 한화솔루션(1.3조원), SK바이오사이언스(1.5조원) 등 대기업들이 유상증자와 기업공개(IPO)에 나서 3월 주식발행 규모는 6조 6,000억원으로 관련 지표를 처음 작성한 2009년 6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조지원 기자 j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