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들을 이용해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는 금호고속(금호홀딩스)를 부당지원한 의혹을 받는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15일 오전 검찰에 출석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김민형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9시께 박 전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진행 중이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8월 금호그룹이 아시아나항공 등 계열사를 이용해 총수 지분율이 높은 금호고속을 부당지원했다며 시정명령과 32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또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박 전 회장, 당시 전략경영실 임원 2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당시 금호 그룹의 지배구조는 박 전 회장→금호고속→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나머지 계열사 등으로 이어졌다. 박 전 회장으로서는 금호그룹의 지배권을 유지하기 위해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금호고속을 통한 경영 정상화를 꾀할 필요가 있었다. 이 과정에서 아시아나항공은 2016년 30년 기내식 독점 사업권을 게이트그룹에 넘겼고, 게이트그룹은 이듬해 금호고속 신주인수권부사채(BW) 1,600억원어치를 무이자로 인수했다. 공정위는 해당 거래가 독점 기내식 거래를 통해 금호고속이 BW를 발행할 수 있도록 사실상 보증·담보한 것이라고 봤다.
아울러 자금 사정이 어려워진 금호고속에게 아시아나항공 등 9개 계열사는 45회에 걸쳐 총 1,306억원을 담보 없이 1.5∼4.5%의 저금리로 신용 대여했다. 이를 통해 재무 부담을 던 금호고속이 금호산업·금호터미널 등 핵심 계열사를 인수하면서 총수일가의 지배력도 커졌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검찰은 지난 1월 금호아시아나그룹 임원에게 수년 동안 돈을 받고 부당 내부거래 자료 등 회사에 불리한 자료를 삭제해온 공정위 전 직원 송모 씨와 전 금호그룹 전략경영실 상무 윤모 씨를 증거인멸과 뇌물수수 혐의, 증거인멸과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한 바 있다.
/이진석 lj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