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탐방] 우진, 주력사업에 ‘반도체’ 붙었다…”올해 흑자 폭 더 키운다”

계속된 탈원전 기조 속에도 지난해 흑자 전환 성공



우진 회사전경

[서울경제TV=배요한기자] 지난 2017년 6월 고리1호기가 작동을 멈췄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신규 건설을 추진 중이던 신한울 3,4호기 계획도 보류되면서 원전 부품 기업들의 위기감은 커졌다.



원전용 계측기 전문기업 우진(105840)은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함께 기술 경쟁력을 앞세워 힘든 시기를 이겨냈다. 원자로 내 핵심 부품을 정기적으로 공급하는 만큼 부품 수요는 꾸준했다. 오히려 신고리 5,6호기 건설이 재개되고, 아랍에미레이트(UAE) 바라카 원전이 시운전을 시작하자 부품 공급 원전 수는 늘어났다.



우진은 지난해 별도기준 영업이익 12억원, 연결기준 11억원을 기록해 모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선 것은 지난 2015년 이후 5년만이다.



올해는 시작부터 좋은 상황이다. 지난달 29일 한수원과 154억원 규모로 주력 제품인 노내핵계측기(ICI) 통합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바라카 2호기가 지난달 연료 장전을 시작하고 3호기는 공정률이 97%에 도달해 향후 우진의 원전 부품 공급처는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 12월 벨기에의 헤라우스(Heraeus) 일렉트로나이트에서 인수한 센서 사업부 성과가 온전히 반영돼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에 인수한 센서 사업부는 주로 반도체용 써모커플(T/C)을 생산하고 있다.



반도체용 써모커플은 웨이퍼를 도핑하는 확산공정(Diffusion)에서 정밀하게 온도를 조절하는데 사용된다. 제품을 공급 중인 글로벌 반도체 기업이 올해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써모커플 수요는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센서 사업 수직계열화를 이뤄내 수익성도 개선될 전망이다.



이재상 우진 대표는 “온도센서 사업은 성장하고 있는 반도체 산업뿐만 아니라 철강, 항공, 방산 등 다양한 산업군으로 적용처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제염사업과 관련해 이 대표는 “최근 일본 정부가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오염수를 방류하기로 결정하면서 제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최근 일본 외교부 관계자가 당사를 방문해 보유 제염기술에 대한 미팅도 가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우진은 향후 흑자 폭을 확대시킴과 동시에 주주 친화적인 정책을 펼쳐 나간다는 계획이다.



우진은 지난해 현금배당을 실시하며 2년 만에 배당을 재개했다. 뿐만 아니라 주총 이후 주주들이 배당금을 빨리 받을 수 있도록 배당금 지급 시기를 앞당겨 지급하고 있다.



우진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배당은 이달 13일 지급이 완료됐다. 주주들은 지난달 29일 주총 이후 2주만에 배당금을 받게 됐다.



이 대표는 “회사가 지속적인 흑자 달성이 가능한 구조를 마련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만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고 말했다.


/배요한 by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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