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후 재건축 기대감으로 서울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타자 홍남기 부총리가 “어렵게 안정세를 잡아가던 부동산 시장이 다시 불안해지는 것은 아닌지 매우 우려스럽다”며 경계심을 나타냈다.
홍 부총리는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충분한 주택 공급은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위한 것이고, 그 공급 과정에서도 불안 요인은 철저히 관리돼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재건축 사업 추진에 따른 개발 이익이 토지주(조합)에게 과다하게 귀속될 수 있고, 이러한 기대가 재건축 추진 단지와 그 주변 지역의 연쇄적 가격 상승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시장 안정을 고려해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홍 부총리의 발언은 오 시장에 대한 경고 메시지 성격으로 해석된다. 부동산 규제 완화를 공약한 오 시장이 당선되자 재건축 규제 완화 등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4월 둘째 주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2·4 대책’ 발표 전후로 상승세가 꾸준히 둔화되던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 폭(0.07%)은 10주 만에 다시 확대 전환했다. 노원(0.17%, 상계·월계동), 송파(0.12%, 잠실동), 강남(0.10%, 압구정동) 등 상당수 지역에서 재건축 단지가 가격 상승을 주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홍 부총리는 지난주 두 차례 부동산 시장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여당의 참패에도 기존의 부동산 정책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보궐선거 이튿날인 지난 8일 홍 부총리는 “부동산 정책의 큰 틀은 흔들림 없이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홍 부총리는 “정부는 2·4 대책을 통해 토지주에게 충분한 확정 수익을 보장하되 나머지 개발 이익은 세입자·영세상인 지원, 공공임대 활용, 생활SOC(사회간접자본) 제공 등을 통해 지역사회와 적극 공유하는 주택 공급 트랙(공공 직접 시행 정비 사업)을 마련하고 추진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황정원 기자 garde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