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16일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당과 통합을 추진하기로 의결했다. 또 거취 논란이 제기된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조기에 사퇴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4·7 재보궐선거 이후 새로운 당 지도부 선출과 국민의당과의 통합을 두고 분출된 당내 갈등이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으로 전망된다.
주 권한대행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총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당과의 통합에 찬성했다”며 “조속히 원내대표를 뽑기 위해 제가 조기 퇴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주 권한대행은 이에 따라 차기 원내대표가 선출될 때까지만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직을 수행한다.
이날 의총에는 야권 전체의 관심이 집중됐다. 4·7 재보궐선거 이후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떠나면서 사실상 당 지도부가 공석이 됐고 이 와중에 국민의당과의 합당을 두고 당내에서 잡음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분위기에서 열린 의총에는 당 소속 의원 102명 가운데 77명이 참석해 오전 10시께부터 1시간 30분가량 격론을 벌였다. 결국 야권 통합을 의결하고 주 권한대행의 조기 사퇴로 의총이 일단락됐다.
국민의당과의 합당 절차와 시기는 다음 주께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 권한대행은 “다음 주 금요일(23일)이면 국민의당 전체 당원의 뜻이 확인된다고 한다”며 “지분, 재산 관계, 사무처 직원 고용 승계 등의 문제가 있는데 순조로울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야권의 갈등이 재점화될 불씨는 남아 있다. 주 권한대행이 조기 사퇴를 결정하면서 국민의힘은 오는 26일께부터 원내대표 경선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다음 주까지 국민의당과 합당 절차와 시기에 대해 합의하지 못하면 국민의힘은 새 원내지도부를 뽑는다. 이후 당 지도부를 선출할 전당대회를 개최할 방침이다. 자연스럽게 합당은 전당대회 뒤로 밀리고 야권 통합의 분위기도 한 풀 꺾일 수밖에 없다. 한 초선 의원은 “국민의당에서 답이 없으면 우리는 일정대로 가야 한다”며 “야권의 제1야당이 마냥 지도부를 뽑지 않고 기다릴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구경우 기자 bluesquare@sedaily.com, 김남균 기자 sout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