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을 앞세웠던 더불어민주당 비주류의 함성은 '찻잔 속 태풍'에 그치게 됐다. 16일 4·7 재보선 참패의 거센 후폭풍 속에서 치러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의원들은 이해찬계인 윤호중 의원을 택했다. 4·7 재보선 패배 후유증을 딛고 당의 재건을 주도할 원내 리더십으로 '안정감 있는 쇄신'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선 이전만 해도 윤 의원이 낙승을 거둘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지난해 사무총장으로서 총선 공천을 주도하는 등 명실공히 당 주류의 핵심인 데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으로서 쟁점법안을 관철한 추진력이 돋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재보선 참패로 친문 2선 후퇴론이 불거진 것이 변수로 떠올랐다. 뼈를 깎는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초선 의원들 사이에서 터져 나오며 판이 출렁이기 시작한 것이다. 정세균계의 핵심인 안규백 의원의 막판 중도하차에 따른 표심의 향배에도 관심이 쏠렸다. 당이 환골탈태를 모색하는 가운데 '윤호중=도로 친문'으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비주류에서는 '판을 뒤집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승부는 윤 의원의 싱거운 압승으로 끝나게 되면서 당내 주도세력 교체는 이뤄지지 않았다. 박 의원이 막판에 초선표를 흡수하며 맹추격에 나섰다는 얘기가 돌자 윤 의원과 친문 주류가 초선 의원들을 대상으로 표단속에 나섰다는 후문이다.
결국 비주류의 박 의원은 65표를 얻는 데 그쳤다. 조직의 핵심 기반인 김근태계의 민평련과 더좋은미래(더미래) 소속 의원에 더해 일부 초선 의원들의 지지를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 중진 의원은 이날 "쇄신을 잘할 사람을 놓고 의원들이 고민하다가 윤 의원을 선택한 것"이라며 "쇄신을 잘하려면 지도력과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친문의 승리가 아닌 '윤호중의 승리'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한 의원은 "확실한 변화를 바라는 국민의 기대와는 거리가 있는 결과가 나왔다"며 "국민 앞에 조금 부끄럽게 됐다"고 지적했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