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노인 보행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전통시장 주변 도로를 전국 최초로 ‘노인보호구역’으로 지정한다.
서울시는 △성북구 장위시장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물시장 △도봉구 도깨비시장 △동작구 성대시장 4곳을 6월 중 노인보호구역으로 지정한다고 18일 밝혔다. 올 연말까지 총 11개 구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노인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 차량 속도는 시속 30㎞ 이하로 제한된다. 불법 주정차 과태료는 일반도로의 2배인 8만 원이 부과된다. 이와 함께 운전자들이 인지할 수 있도록 표지판이 설치되고 과속 단속을 위한 CCTV(폐쇄회로TV), 과속 방지턱, 미끄럼방지포장 등 교통안전시설이 보강된다.
서울시는 고령화 추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노인 보행 사고를 줄이기 위한 실효성 있는 안전 대책 마련을 위해 전통시장에 대한 노인보호구역 지정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이에 전통시장 주변 도로를 노인보호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 마련을 위해 ‘노인보호구역에 관한 조례’를 올해 1월 제정했다.
노인보호구역은 2007년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도입됐다. 복지관, 경로당, 병원 등 노인 보행이 집중되는 시설을 중심으로 시설 측의 신청을 받아 지정할 수 있다. 그러나 전통시장은 복지관, 경로당 같은 시설과 다르게 구역 지정을 신청할 수 있는 주체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서울시는 조례에서 시장이 직권으로 노인보호구역 지정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시는 전통시장에서 물건을 싣고 내리는 화물 차량들이 상가 앞에 주차하는 경우가 많은 점을 고려해 노인보호구역 지정에 앞서 관련 상인회, 자치구 부서와 충분히 협의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노인 보행이 없는 시간대를 조업 주차 허용 시간대로 지정하는 등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서울시는 노인 보행 사고 특성과 각 지역 도로교통 상황을 반영한 유형별 표준모델을 만들기 위해 이달 중 교통안전진단 전문기관을 선정할 계획이다.
/박경훈 기자 socoo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