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여객 수요 회복에도…코로나 재확산에 우울한 항공주

3월 국제선 화물 물동량 전년比 22% 늘어 역대 최고
항공사 주가는 뚝…대한항공·아시아나, 연초 대비 17% ↓
백신 접종 더딘데다 '트래블 버블' 도입도 어려워

최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계류장의 항공기들. /연합뉴스


국제선 화물 물동량이 인공공항 개항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국내선 여객 수요도 회복되고 있지만 항공주들은 ‘소리 없이’ 추락중이다. 코로나 백신 확보 지연으로 ‘트래블 버블’ 도입을 기약할 수 없는 상황에서 주가를 띄울 결정적인 호재를 당분간 찾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020560)은 1만5,050원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 1월 고점(1만8,100원) 대비 16.9%가 내렸다.


최근 긍정적인 지표들이 나오고는 있지만 도통 주가를 끌어 올리지는 못하고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달 국제선 화물 수송량은 28만7,989톤으로 전년 대비 21.5%가 늘었다. 수에즈 운하 이슈로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지속, 긴급 화물 수요가 증가한 덕분이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운송량은 각각 27.1%, 8.1%씩 증가했다.


또한 국내선 여객 수요도 코로나 이전 대비 94%까지 회복됐다. 전국 공항들의 국제선 여객은 전년 대비 71%가 줄었지만, 국내선 여객은 기저 효과까지 더해져 전년 대비 136%가 늘었다.


그러나 백신 도입 지연은 항공주의 발을 묶는 결정타가 되고 있다. 백신이 지연될 수록 의무 격리를 상호 면제하는 ‘트래블 버블’ 도입 시기도 미뤄진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저비용항공사(LCC)들은 국내선 실적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늘어난 덕분에 현금 유출을 줄이고 있지만 신규 확진자 수가 늘어 안심할 수 없다”며 “기대가 국내 항공사들은 국제선 여객 비중이 월등히 높기 때문에 국내선 수요가 늘어난다고 해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특히 화물 사업 비중이 낮은 LCC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제주항공은 한 달 새 주가가 16% 빠졌고, 에어부산(298690)(-7%) 등도 하락폭을 키우고 있다. 최 연구원은 “지난 반 년 동안 항공사 주가는 이익 회복 가능성보다는 양대 국적사 통합, LCC 구조조정 등 재편에 대한 기대감으로 움직여 왔다”며 “백신효과와 트래블 버블 도입 가능성이 희박해 보이는 데다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마저 지연되며 새로운 주가 모멘텀이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박시진 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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