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시대 금동신발 2건이 삼국시대 신발 유물로는 처음으로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은 전북 고창 봉덕리 1호분과 전남 나주 정촌고분에서 출토된 백제 시대 금동신발 2건 등을 보물로 지정했다고 21일 밝혔다. 고창 봉덕리 1호분에서 출토된 금동신발은 고대인의 상장례(喪葬禮) 문화를, 나주 정촌고분 출토 금동신발은 5∼6세기 금속공예 기술을 엿볼 수 있는 유물이다.
그동안 삼국시대 고분 출토 유물 중 귀걸이, 목걸이, 팔찌 등은 국보나 보물로 상당수 지정됐지만 금동신발이 보물로 지정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문화재청은 "둘 다 한 쌍으로 출토된 금동신발들은 모두 5세기에 제작됐으며, 삼국시대 고분 출토 금동신발 중 가장 완전한 형태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동신발은 고구려·백제·신라·가야 등 삼국시대 유적에서만 발견되는 우리나라 고유의 고대 금속공예품 중 하 나다. 비슷한 시기의 중국 유적에서는 찾아보기 힘들고, 일본의 고분에서는 유사한 형태의 신발이 출토된 사례가 있으나 이는 우리나라에서 전래된 것으로 학계는 보고 있다.
지난 2009년 발굴된 고창 봉덕리 1호분 출토 금동신발은 발목깃을 갖춰 앞쪽은 뾰족하면서 약간 위로 들려 있으며, 중간 바닥이 편평하고, 뒤쪽은 약간 좁아지면서 둥근 형태로 배 모양을 닮았다. 신발 바닥에는 1.7㎝ 높이의 뾰족한 못 18개를 규칙적으로 붙였고, 내부에는 비단 재질의 직물을 발라 마감했다.
2014년 발굴된 나주 정촌고분 출토 금동신발은 현존하는 삼국시대 금동신발 중 유일하게 발등 부분에 용머리 장식을 부착하고 있다. 이 금동신발은 형태와 제작기법, 문양 등에서 고창 봉덕리 출토 금동신발과 유사하다. 얇은 금동판 4장으로 바닥판과 좌우 옆면판, 발목깃판을 만들어 서로 작은 못으로 연결했고, 문양을 투각해 세부를 선으로 묘사했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보물로 지정된 2종은 국내 최초 원형 그대로 발굴된 유물이라는 점에서 고고학과 역사적으로 의미가 크다"며 "지금까지 알려진 삼국시대 금동신발과 비교해 백제 공예문화의 독자성을 밝힐 수 있는 원천 유물이라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 또한 매우 높게 평가된다"고 말했다.
/최성욱 기자 secret@sedaily.com